총장 지원자에 '기탁금 납부' 요구…전북대 규정 '위헌'(종합)

헌재 "경제력 부족한 교원·국민, 지원 단념하게 돼"

총장 후보자로 지원할 때 기탁금을 내도록 한 전북대학교 규정은 헌법에 어긋났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전북대 A교수가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을 결정했다.

해당 규정은 총장임용 후보자의 자격과 절차를 규정하면서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접수 시 1000만원의 기탁금을 내도록 정하고 있다.


헌재는 기탁금 조항이 무분별한 지원자 난립을 방지하고 선거 과열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헌재는 "1000만원 액수는 교원 등 학내 인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입장에서도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천위원회 최초 투표만을 기준으로 기탁금 반환 여부가 결정되는 점, 일정한 경우 기탁자 의사와 관계없이 발전기금으로 귀속시키는 점 등을 종합하면 1000만원이라는 액수는 자력이 부족한 교원 등이나 국민에게 총장 후보자 지원 의사를 단념하게 하는 정도에 해당한다"며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기탁금 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제한적인 반면 지원 자체를 단념하게 해 제약받는 공무담임권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

안창호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A교수가 전북대학교 교원인 공무원이어서 기본권이 일반 국민보다 제한될 수는 있다"면서도 "기탁금 조항은 교원 등 학내 인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적용되므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이 고려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기탁금 조항을 통한 후보자 난립 방지와 선거 과열 예방 등의 목적과 공무담임권 제약 정도를 비교할 때 달성하려는 공익이 제한되는 공무담임권보다 크다고 단정할 수 없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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