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의 쟁점은 공천권이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후보자 지명이 불씨가 됐다.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과 송파을 박종진 전 채널A 앵커가 바른정당 출신인 반면,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장성민 전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들이 추천하고 있다.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후보 간 계파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이 증폭됐으나, 당 지도부는 25일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유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원병 공천의 경우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가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파을 지역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 대표의 발언에 따르면 노원병은 사실상 이준석 위원장과 김근식 교수 간 경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결정된 셈이다.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는 공천에 대해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단수추천 ▲전략공천 등의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전략공천의 경우 공천관리위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목진휴 공관위원장을 제외한 10명의 공관위원이 5대 5로 갈린 상황에서 전략공천을 의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선을 실시하게 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당원 숫자가 달랐기 때문에 경선은 100% 여론조사로 하게끔 규정돼 있다. 앞서 이 대목이 갈등의 원인이 됐다. 이준석 위원장이 대외적인 인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선을 하게 되면 유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김근식 교수 측에서 제기됐다.
노원병의 경우 경선을 하게 되면서 봉합되는 모양새이지만, 송파을의 결정을 뒤로 미루면서 갈등이 재연될 여지는 남아 있다.
바른미래당의 고민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내분은 처음 통합과정에서 '미래'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는 문제로 불거진 뒤 안 후보와 유 대표의 지방선거 동반 출마 주장으로 이어졌고, 이번엔 공천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조사에서 5%를 기록했다. 바른정당이 통합 전 받았던 8% 안팎에서 하락한 수치이면서 유 대표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받았던 20대층의 지지도는 1%로 추락한 결과다.
안 후보의 지지율도 박원순 현 시장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JTBC 의뢰로 지난 10일 발표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21%를 기록해 51.5%를 기록한 박 시장에게 두 배 이상 뒤졌다.(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로선 지방선거에서 지난 19대 대선 당시 득표율인 21.4%, 유 대표와의 득표율 합인 28%보다 낮게 득표할 경우 정치생명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특단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본인이 대구시장 후보로 김형기 경북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를 영입한 만큼 대구시장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둬야 하는 부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