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가요] 김범수 "빌보드 재진입·가수 생활 50년이 목표죠"

※'다녀가요'는 가요 현장 소식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사진=영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직 절반도 안 왔습니다" 25일 서울 마포구 합정 프리미엄라운지에서 만난 가수 김범수의 말이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는 '중견 가수'이지만, 김범수의 음악 열정은 마치 갓 데뷔한 신인 가수처럼 뜨거워 보였다.

"제 목표는 50년 동안 노래하는 거예요. 패티김 선배님이 저의 롤모델이죠. 올해로 데뷔한 지 19년이 되었으니 아직 절반도 안 온 셈이죠. 지난 20여 년간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출발의 시작점에 서 있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해나가려고 해요"

김범수는 총 20곡을 발표하는 장기 프로젝트 '메이크 20(MAKE 20)'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기자들과 만났다. 데뷔 20주년을 앞둔 김범수는 과거의 음악을 재해석하는 '리메이크(Re-make)', 신곡을 선보이는 '뉴메이크(New-make)', 다른 가수와 콜라보레이션 하는 '위메이크(We-make)'를 키워드로 한 '메이크20'을 통해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데뷔 20주년이 예전에는 엄청나게 무거운 기념 거리였지만, 지금은 크게 부각이 될 만한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해온 음악을 정리하는 느낌보다는 앞으로 선보일 음악을 들려주자는 포부와 다짐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죠"

"'월간 윤종신' 같은 정기적인 프로젝트는 아니에요. 자유로운 틀 안에서 기회와 상황이 맞을 때마다 음원을 공개하려고 해요. 기한을 두고 진행하면 무리하게 완성도가 떨어지는 곡을 발표하게 될 것 같아서 택한 방법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윤종신 씨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에 감탄했네요. (미소)"

김범수는 오는 26일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메이크 20'의 첫 번째 싱글 '난 널 사랑해'를 공개한다. 1996년 가수 신효범이 발표한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김범수는 이전 세대에게는 향수를, 현세대에게는 새로운 음악적 영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당대 최고의 디바였던 신효범 선배의 노래를 다시 불렀어요. '난 널 사랑해'는 아주 예전부터 좋아하던 곡 중 하나였고, 꼭 한 번 커버해보고 싶었던 곡이었죠. 마음속으로만 손꼽아왔다가 이번 기회에 불러봤어요. 편곡은 레트로한 사운드에 트렌드한 느낌을 적절히 가미했고요. 뮤직비디오에는 모델 한현민 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했어요. 당당하고 밝은 에너지가 곡의 분위기와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1999년 데뷔해 '약속', '보고싶다', '슬픔활용법', '끝사랑' 등의 히트곡을 낸 명품 보컬리스트. '나는 가수다'를 통해 '얼굴 없는 가수'가 아닌 '비주얼 가수'로 거듭난 가수. 또 음악 팬들이 꼽는 국내 대표 남자 보컬리스트 4인방인 이른바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 중 한 명인 김범수. 그가 향후 '난 널 사랑해'로 '메이크 20'의 시작을 알린 뒤 향후 어떤 뮤지션들과 협업할지도 관심사다.

"요즘 메모장을 켜고 협업하고 싶은 가수 명단을 적어보고 있어요. 명단에 있는 가수 중 제가 가장 오래 전부터 함께 해보고 싶었던 동료는 나얼 씨에요. 나얼 씨는 저와 친구인데 성격이 전혀 달라서 소통이 잘 안 돼요(웃음). 그렇다고 안 친한 건 또 아닌데 다른 별에 사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음악적으로 영감을 얻는 측면은 정말 많아서 함께해보고 싶어요. 예전에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아 협업이 무산된 적이 있었던 도끼 씨와도 이번 기회에 작업해보고 싶고요"

'메이크 20'은 김범수가 지난해 말 10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를 떠나 1인 기획사 영엔터테인먼트를 차린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모은다.

"이번 프로젝트가 현 음악시장을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까지 지치지 않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해요. 이 곡들을 음원으로만 남기고 싶지는 않아요. 향후 20곡을 엮은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죠. 피지컬 음반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이지만, 제가 음악을 시작했던 시절의 향수를 팬들에게 서비스 한다는 생각으로 수익에 상관없이 음반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빌보드 재진입'에 대한 꿈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앞서 김범수는 2001년 '하루'의 영어 버전인 '헬로 굿바이 헬로(Hello Goodbye Hello)'로 빌보드 핫 세일즈 싱글 차트 51위에 진입하는 의미있는 기록을 낸 바 있다.

"은퇴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목표 중 하나가 빌보드 차트 재진입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빌보드 진입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하진 않고 있어요. 싸이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에서 활동을 성실히 하다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미국 활동을 대비해 영어 공부를 하는 등 광범위하게 준비하고 있긴 해요. 사실 빌보드가 전세계 차트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동남아 시장 문을 두드려서 국위선양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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