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지난 주부터 댓글공작 국민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댓글공작 관련 제보들 중 상당한 신뢰성 있다고 판단되는 몇 가지만 추려서 말씀드리겠다"며 대화방에서 캡처한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방 자료는 경공모 소속 회원이 한국당에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5개 사진 중에는 드루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에 대한 댓글작업을 암시하는 발언 등이 담겨 있었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지칭하는 은어(隱語)로 알려진 '바둑이'에 대한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를 회원들에게 독려하는 내용 등이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은 '일요열린지구방'이라는 채팅창에서 '절대 문재인 대통령과 연계돼 있다고 티를 내선 안된다. 그럼 정권이 공격을 받는다. 우리가 실패하면 문 대통령도 죽고 문 대통령이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다른 대화방에는 "'전해철은 실명 거론하지 말고, 이재명만 살짝 견제하자는 것이 바둑이의 요청'이라는 내용도 있다"면서 "대화방 내용을 보면 사실상 바둑이가 지령을 내리고 드루킹이 지령을 회원에게 하달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또 다른 대화방에선 드루킹과 문 대통령 팬클럽인 '달빛기사단'과의 갈등을 암시한 내용도 있었다. 드루킹은 회원들에게 특정문서가 유포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텔레그램 어플리케이션을 리셋 시켜야 포렌식 프로그램으로 과거 채팅내용을 볼 수 없다"고 전달하기도 한다.
통상 수사기관에서 사용되는 포렌식(Forensic‧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방법) 프로그램을 대비한 것을 볼 때, 향후 수사를 통한 정보유출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공개된 이런 정황들만 보더라도 김 의원과 드루킹이 상당기간 구체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며 "대선 이후 문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구가하면서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어온 배경도 이런 부분들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제보자 신원과 경공모 회원들이 대화를 나눈 시점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드루킹이 경공모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김 의원 등 정치권 관계자의 이름을 팔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수의 경공모 소속 회원들은 언론을 통해 "드루킹이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빈번하게 과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홍준표 대표와 이순삼 여사, 대표실 직원 전체에 대한 무차별적인 통신사찰을 했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론관 브리핑에서 "홍 대표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3월 16일까지 경남지방경찰청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총6회에 걸쳐 통신사찰을 당했다"고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특히 지난 2월 22일에는 모든 대표 비서실 직원에 대한 동시사찰을 당했다"며 "홍 대표 부인에 대해서도 지난 2월 14일 서울중앙지검은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경남지사 출마를 고려했던 윤한홍 의원에 대해서도, 윤 의원이 출마를 고민하던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 28일까지 무려 13차례에 걸쳐 통신사찰을 했다고 수사기관의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도 홍 대표는 이같은 주장을 했지만, '사찰'이 아닌 범죄수사 과정에서 단순 '통신자료 조회'로 드러난 바 있다.
홍 대표는 당시 검찰과 경찰, 군이 자신의 수행비서 명의의 휴대전화를 통신 조회했다며 '정치사찰'을 주장했다. 이들 기관은 각각 다른 대상을 수사 중에 수사 대상과 홍 대표 수행비서의 통화내역이 있어 신원확인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자료 조회는 수사 대상자와 통화한 상대방 전화번호 주인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가입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 가입일 및 해지일만 제공된다.
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받아 통화 내용을 듣는 것도 아니고, 통화 상대방과 통화시간 등을 파악하는 통신 사실 확인과 다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