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이 하창우 전 회장의 훈장 수상 불발에 반발하며 언론 대응에 나서자 법무부가 직접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법무부는 25일 "1994년부터 2005년까지 훈장 수상자 중에는 대한변협 전‧현직 회장이 법의 날에 무궁화 훈장을 받은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어 "2006년과 2009년, 2012년부터 2014년, 2016년 전직 대한변협 회장이 수상했을 뿐"이라며 "대한변협 회장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훈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변협 일부 고위 임원들은 하 전 회장이 훈장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한 보수 언론보도에 대해 "내 입맛에 맞는 사람만 챙기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반발했다.
하 전 회장이 테러방지법과 사법시험 존치에 찬성한 '보수적 성향'이기 때문에 진보적 정부에서 훈장을 일부러 주지 않는 것이라고 성토한 것이다.
이들은 "대한변협 회장 출신에게 훈장을 주는 것은 이미 관례이자 대한변협의 위상과 관련된 일"이라며 "심히 우려스럽고 화나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고 흥분했다.
대한변협 일부 고위 임원들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이같이 비판했지만, 이들이 대한변협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 직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대한변협의 공식 입장과 다르지 않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김현 회장 역시 출입기자들에게 이들의 발언이 부적절하거나 대한변협의 공식 입장과 다르다는 뜻을 밝힌 바 없다.
나아가 법의 날인 이날 전임 하 전 회장 대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이 무궁화장을 받게 된 것은 '코드 훈장'이라는 보수 언론의 보도 내용에도 대한변협 관계자가 인용됐다.
이에 법무부가 해당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해명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상훈법에 따르면,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한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1등급이다.
한편 이날 법의 날 행사는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현 대한변협 회장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외숙 법제처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무궁화장 수상자로는 이석태 전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선정됐다. 법무부는 "법치주의 구현과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익 변론과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공헌한 점을 고려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법의 날은 우리나라 최초 법률인 '재판소구성법' 시행일이 1895년 4월 25일인 점을 감안해 1964년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