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이 제주를 찾아 제주4.3의 아픔을 이해하고, 4.3유족과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트남 하미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60)씨와 퐁니‧퐁넛 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57)씨는 24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23일 오전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한국군에 의한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등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4.3으로 비슷한 아픔을 간직한 제주를 찾았다.
제주도가 4.3으로 수많은 양민이 학살된 것처럼, 이들이 살고 있는 베트남 역시 한국 군인들에 의해 곳곳이 학살터로 변했다.

특히 4.3 당시 11명의 양민이 토벌대에 의해 질식사한 동굴 현장을 재현한 '다랑쉬굴 특별전시관'을 보면서는 무고한 희생자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탄식했다.
퐁니·퐁넛 학살로 부모와 동생을 잃은 응우옌 티 탄씨는 "제주에서도 이런 아픔을 가진 줄 몰랐는데, 비슷한 현장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한국군 때문에 부모와 동생을 잃은 하미마을 응우옌 티 탄씨도 "(4.3과 같은) 비슷한 아픔을 느껴봤기 때문에 제주사람의 아픔에 공감했다"며 "앞으로 서로의 아픔을 나눠주고, 안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창우 4.3 70주년 천주교 특위 위원장은 이날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오늘 참혹한 전쟁과 학살의 아픔이 서로 만났다"며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역사의 아픔을 잊지 말고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전 한국군 학살 생존 피해자들은 25일 오전 정방폭포 등 4.3 유적지를 둘러본 후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