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 전도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개인 기량 점검에 나섰다. 가볍게 공을 받고 때리는 테스트 끝에 내린 결론은 충격적이었다.
“밖에서 볼 때는 괜찮은 팀이었는데 와서 보니 고민이 많아졌다”는 신영철 감독은 “수비를 시켜보니 기본기가 좋지 않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기본기부터 다시 하자고 부탁했다. 공격은 유광우가 있어 다행이다. 경기는 공격수의 특성에 맞춰 만들 수 있다”고 전체적으로 평가했다.
신영철 감독이 우리카드의 기본기 부족을 꼽은 이유는 분명하다. 선수들이 경기 중 코트 안팎을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는 것. 다양한 공격 루트를 찾기 위해 바쁜 것이 아니라 상대 서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코트 밖으로 향하는 공을 따라가느라 선수들이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배구는 각도의 운동이라 선수들의 인지능력이 중요하다. 공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판단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신영철 감독은 “수비를 어렵게 해도 나중에 쓸모없는 공은 필요 없다. 내가 공을 잡으면 적어도 코트 안에는 보내야 한다. 범실은 공격수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영철 감독은 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우리카드 선수들에게 엄청난 훈련량을 예고했다. 선수와 감독은 물론, 팀이 원하는 ‘봄 배구’를 하기 위해 6라운드 36경기 가운데 적어도 22경기 이상 승리하기 위해서다.
다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훈련시간은 최대 2시간 30분을 넘지 않는다. 훈련 전 몸을 푸는 30분을 제외하면 실제 훈련 시간은 2시간가량. 이는 실제 경기 시간을 고려한 결정이다. 신영철 감독은 “몸이 지치면 나쁜 습관이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데 경기 중 그대로 나온다. 몸 아픈 선수들도 생각해야 한다”고 짧지만 강도 높은 훈련의 이유를 소개했다.
동시에 선수단의 개편 가능성도 언급했다. 젊은 선수단 구성이 장점인 우리카드라는 점에서 트레이드의 문을 활짝 열고 ‘봄 배구’를 위해 선수단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구상이다.
신영철 감독은 “지금 우리카드는 내가 처음 한국전력을 맡았을 때보다 선수 구성은 더 좋다. 가진 자원에서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며 “나는 언제나 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이기기 위한 준비를 위해서는 트레이드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상대 팀에서 카드만 맞춰준다면 (1명을 받아도) 2명도 줄 수 있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