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론에 민감한 특검의 특성상 결국 정쟁보다는 높은 국민적 관심이나 결정적인 단서의 발견 여부에 따라 특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1999년 특검 제도 도입 이후 국회의원이 발의한 특검법안은 모두 64건. 이 중 12건이 실제 특검 수사로 이어졌다.
가결된 특검 법안들 중 여야 모두가 필요성을 느껴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모두 5건이다.
1999년 한국조폐공사 파업유도와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옷로비 사건은 286명, 이용호 게이트로 불리는 2001년 이용호 지앤지 대표이사의 주가조작 사건은 261명이라는 압도적인 수의 의원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
2002년에 일어난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2011년 10·26 재보궐선거일에 발생한 사이버테러,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결정적인 사건이 명확하게 발생한 사건들도 특검의 대상이 됐다.
나머지 7건은 대통령 본인이나 측근의 비리, 검찰 관련 비리, 정부기관의 비리 등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핵심 권력 기관의 비리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국민의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에 뒷돈을 지원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대북송금 특검은 2002년 국정감사를 통해 4억 달러 지원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이어진 2003년 특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이광재·양길승이 기업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구체화되면서 시작됐고 2007년에는 대선 당선이 유력했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BBK의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커지자 직접 특검을 수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거주할 서울 내곡동 사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배임과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받아 2011년 검찰 수사를 받았고 그럼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2012년 또 한 차례 특검의 조사를 받게 됐다.
한국철도공사의 유전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권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2005년 유전의혹 특검 또한 검찰의 수사 결과가 미진했다는 여론의 질책에 힘입어 가결됐다.
2010년 스폰서 검사 특검은 제보자의 구체적인 제보와 언론의 심층 보도로 인해 국민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성사됐다.
이번 김경수-드루킹 사건은 아직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김 의원과 드루킹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접촉, 김 의원의 보좌관이 드루킹의 측근으로부터 500만원을 수령한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CBS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9701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4%는 특검 도입을 반대했으며 특검 찬성은 38.1%로 이보다 14.3%p 낮았다. 아직 여론도 특검까지 가야할 사안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화 면접과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치적인 맥락에서 문제가 제기됐지만 국민들도 혼돈스러운 애매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다만 경찰의 부실 수사 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이전보다 특검론에 힘이 더 실리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