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뭘로 입증할까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처럼 전세계에 공개할 수도"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북부핵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영문판에서 같은 내용을 "The northern nuclear test ground of the DPRK will be dismantled…"라고 서술했다.

'Dismantle'은 '물리적으로 해체한다'는 뜻으로 궁극적으로 '완전히 제거한다'는 의미와 상통하며 사실상 '다시는 사용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사회에 무엇으로 입증할 것인지 궁금증이 생긴다.

북한이 스스로 '폐기'한다고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하면서 일부 갱도가 붕괴된 것으로 전해진다.


6차 핵실험은 폭발력이 200-250킬로톤이 넘는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의 10배 이상 규모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국정원도 지난해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는 6차 핵실험이 끝나고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을때와 마찬가지로 '폐기 행위'를 외부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입증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풍계리 실험장을 폐기하기 전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사찰을 허용하고 관련 정보를 미국이나 한국,중국에게 통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때와 마찬가지로 외신들을 불러 갱도 입구를 폭파시키는 방식도 직접 보여주는 방식도 선택지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국내 원자력관계자도 "풍계리 실험장의 일부 갱도가 무너져 수명을 다했다고 일부에서 주장하지만 3번 갱도에서는 아직도 핵실험이 가능하다"며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를 단순히 '정치적 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갱도 입구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키면 '폐기'가 되는 것이고 지하에 여러개의 방화시설이 있으므로 방사능이 유출될 위험도 적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북한이 원자력기구나 국제기관의 사찰과 검증에 응할지 여부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북한이 시료 채취를 허락한다면 실험에 사용한 핵물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에서는 플로토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2차부터 6차까지 4차례 핵실험은 방사능 탐지가 안됐다. 따라서 핵실험이 '플로토늄 탄인지, 우라늄 탄인지 또 중수소를 이용한 수소폭탄인지 여부'가 아직까지 미궁속에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풍계리 핵시험장의 사찰과 검증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일종의 '카드'로 쓸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그 결과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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