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은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반으로 갈라진 여객선이 침몰하지 않게 붙잡아 둘 정도로 천연 물질 중 가장 강력한 탄성과 강도를 자랑한다. 실제 강철보다 5배나 강하고 고무보다 탄력이 뛰어나 방탄소재로 사용되는 현존 최고 강도의 합성섬유 케블라와 비교되기도 한다.
코네티컷 대학 생물공학 연구팀은 사고나 부상으로 부서진 뼈를 접합하는데 사용하는 금속판을 대체 할 용도로 거미줄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새로운 생분해 합성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의학계에서는 부서진 뼈를 접합시키기고 하중을 견디게 하기 위해 금속 고정판을 일정기간 덧대는데, 이 과정에서 금속의 일부 독성이 신체의 다른 조직에 흡수돼 염증이나 합병증을 유발 할 수 있다. 특히 금속판 자체에 너무 많은 하중이 전달되면 새로 조직되는 뼈가 약해지거나 골절에 취약해질 수 있다.
웨이 교수는 "실험 결과 강도와 탄력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뛰어난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크 피브로인은 과거에도 과일 등의 신선식품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보존 코팅용으로 사용된 바 있고, 뛰어난 생체 적합성으로 포유류 세포에 대한 조직 재생에도 사용되는 등 의학계와 산업계가 주목하는 신소재지만 단백질 구조를 가진 고밀도 복합체 개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새로운 합성물은 긴 실크 섬유와 옥수수 녹말 및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열가소성 섬유인 폴리락트산(PLA) 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은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로 이루어진 미세한 바이오 세라믹 입자로 코팅되어 있다. 이렇게 코팅된 섬유는 작은 강철 틀에 층층이 포장되고 고온 압출 금형에서 밀도 높은 복합 바(Bar) 안에서 압착되어 만들어진다.
연구팀의 다이앤윤 장 부교수는 실크 피브로인을 다양한 복합체 실험을 해야 했다며 "새로운 합성물은 강하고 단단하지만 뼈의 성장을 억제하지 않고, 뼈가 치유되는 동안 환자가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이동 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뛰어난 탄력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합성물은 뼈가 자리 잡는 약 1년 뒤에는 자연 퇴화하기 시작해 전반적으로 하중을 버티는 큰 뼈들이아물면 별다른 제거 수술이 필요 없다. 연구팀은 또, 이 합성물이 유사한 생분해성 합성물 중에서는 가장 높은 강도와 탄력성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생체 재료의 기계적 행동 저널(Journal of the Mechanical Behavior of Biomedical Materials)'에 실렸다.
한편, 개발에 성공한 연구팀은 현재 실크 피브로인 합성물 파생 연구에 돌입했다. 현재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는 강력한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다. 앞으로는 별다른 인공 구조물 없이도 신체를 지탱하는 천연 거미줄이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