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 전도사’다운 자신감이었다. 우리카드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신영철 감독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창단 첫 ‘봄 배구’를 이야기했다.
지난 13일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2017~2018시즌을 정규리그 6위로 마친 뒤 김상우 감독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팀을 떠났고, 우리카드는 장고 끝에 신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목표는 하나다. 바로 창단 첫 ‘봄 배구’. 우리카드는 2009년 7월 V-리그 남자부의 6번째 구단으로 합류한 뒤 단 한 번도 ‘봄 배구’를 하지 못했다. 오랜 지도자 경력을 가진 신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유도 오직 하나다. 바로 ‘봄 배구’를 하고 싶다는 숙원 때문이다.
특히 신영철 감독은 최근 맡았던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을 이끌고 모두 ‘봄 배구’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우리카드의 새 감독으로 최적이었다. 다만 2016~2017시즌을 끝으로 현장에서 잠시 떠나있었지만 이름이 오르내린 여러 후보 가운데 가장 최근까지 V-리그에서 지도자로 활약한 이가 바로 신영철 감독이었다.
우리카드가 2018~2019시즌을 대비해 훈련하는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신영철 감독을 만났다.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감독실에서 인사를 나눈 신영철 감독의 옆에 우승 트로피가 1개 있었다. 바로 전임 김상우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5년 청주-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 트로피였다. 구단의 10년 역사에 유일한 우승 트로피다.
물끄러미 2015년 KOVO컵 우승 트로피를 지켜보는 신영철 감독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과연 ‘장충의 봄’은 가능하느냐고. 신영철 감독은 조금이 망설임도 없이 “2019년에는 장충의 봄이 오게 만들겠다. 쉽지 않겠지만 (장충의 봄이) 오도록 준비하겠다”고 답을 내놨다.
외부에서 지켜본 우리카드는 어땠을까. 신영철 감독은 “어느 팀이라도 장단점은 있지만 이 팀이 6위 할 팀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준비만 잘한다면 충분히 봄 배구를 할 수 있다. 봄 배구를 하게 된다면 그 이후는 아무도 모른다”고 분명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역시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신 감독은 “꾸준하게 좋은 신인이 합류했고, 유광우라는 좋은 세터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을 테스트해보니 내가 생각하는 배구와는 차이가 크다.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이 추구하는 이상향은 ‘하모니’다.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해야 팀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신영철 감독은 “각 팀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한, 두 자리만 구멍 나도 살아남을 수 없다. 그걸 보완하는 것이 감독의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카드가 원하는 목표는 ‘봄 배구’다. 신영철 감독도 ‘봄 배구’를 원한다. 그는 “다가오는 시즌에 봄 배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카드에 온 보람이 있다”면서 “선수들도 절실하다. 쉽지 않아도 해야 한다.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춰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