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13 지방선거 승리라고 하는 우리 당 절체절명의 입장에 혼선과 함께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기에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충남 천안병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곳이다. 한때 이 전 의원이 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의 요청에 따라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이를 일축한 것이다.
다만 그는 "지방선거 후에 이런 것들(당내 통합)을 이루기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선거 뒤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에서 요청을 하든, 안 하든 전국 어디든 찾아가 우리 당의 후보들에게 힘을 싣겠다"며 당분간 선거 지원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일단 지방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당권 등 향후 역할을 고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 일각에서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홍준표 대표에게 "홍 대표는 당의 얼굴"이라며 "언행을 무겁게 하라"며 고언을 건넸다. "큰 꿈은 연탄가스처럼 슬며시 찾아오지, 찾는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내 중진 의원들을 연탄가스에 빗댔던 홍 대표를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또 "한 번도 당 최고 지도부로부터 6.13 지방선거에 대한 어떤 말씀도 들은 바 없다. 이유는 모르겠다"며 "총리 사퇴 후 3년 동안 홍 대표와 단 한 번도 전화나, 만나거나, 소통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홍 대표가 이 전 의원의 보궐선거 출마를 견제하고 있다는 당 안팎의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의 당 상황에 대해선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그 새로운 리더십은 당내 화합, 그리고 야권 통합이다"라고 말해 향후 '보수 통합' 명분을 내건 당권 도전 의사를 암시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2월 국무총리에 취임했으나, 고(故)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뒤 취임 두 달 만에 사퇴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 전 의원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경향신문>을 거론하며, "3억원의 손배소 소송을 이미 제기했고, 형사 고소도 곧 할 생각"이라며 "경향신문에세 전말을 국민에게 밝히고 사과하고 사죄한다면 민형사 문제는 거둬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치 활동을 재개하면서 명예 회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여권에는 남북대화에 앞선 남남갈등 극복을, 야권에는 통합을 각각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