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로 지도자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이 핵·경제발전의 병진노선을 핵심으로 하는 '집권 1기'를 마무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새로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모든 국가 역량을 쏟아붇겠다는 '집권 2기 플랜'을 북한 주민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 보고에서 "병진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된 것처럼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속'이라는 말은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서 '일에 일정한 결말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쓰여있고, 북한에서 주로 그런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국가전략 노선으로 내세운 것은 지난 2013년 3월 노동당 전원회의 였다.
이번처럼 결정서 형태로 선언됐는데 만 5년 만에 새로운 노선으로 수정한 것이다. .
당시 북한은 병진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했다.
이 기간 핵실험만 4차례(김정은 집권기에만)실시했고, 장거리 등 미사일 발사실험을 무려 90여 차례 단행했다. 국제사회와의 대결 속에서 핵·미사일 능력 완성에 모든 힘을 쏟아부은 시기였다.
북한은 결정서에서 "당의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과정에 '임계전 핵시험과 지하 핵시험,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초대형 핵무기와 운반수단개발'을 위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여 핵무기 병기화를 믿음직하게 실현했다"고 밝혔다.
이미 완벽한 형태의 핵무력을 완성했으므로 더이상 개발·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이다.
정부 소식통은 "병진노선 폐기는 '핵이 완성돼 끝났으니 이제는 시험장도 필요없고, 실험도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오직 경제에 집중하고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온데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상반된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한 반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병진노선이 정세변화를 일으킨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불과 몇달전까지만 하여도 상상조차 할수 없었던 사변들이 연발하고 있는 경이적인 현실은 우리 당 병진노선이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라고 못박았다.
노선 수정을 위한 대내 설득용으로 보이지만 김 위원장이 현 정세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나름의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병진노선을 폐기한 첫 증거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중장거리, ICBM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북미간 비핵상 협상의 '1단계 입구'에 해당하는 '핵동결'을 전격적인 사전조치로 취한 셈이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확실하게 협상을 할테니 자꾸 의심하지 말라'는 신호를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바야흐로 북미정상회담은 이제 '의제 문제'가 아닌 '장소와 시간 문제'만 남겨둔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고비는 동결 이후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조치와 체제안전 보장 등 상응조치 간 '타임라인'을 짜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전제로 2기 임기가 끝날 때까지 6년간 단계적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아사히는 "북한이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포기하는 식으로 트럼프 정권에 성과를 제공한 뒤,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가 끝날 때까지 약 6년간 단계적인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