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일했던 여성노동자 김모(33)씨의 '비호지킨 림프종'을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신체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림프계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암의 일종이다.
김씨는 삼성전자 온양공장 QA품질부서에서 6년 7개월 동안 생산직 오퍼레이터로 근무했다.
김씨는 이 곳에서 퇴직한 뒤 3년 2개월 만인 2012년 4월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고, 2015년 3월 31일 산재요양급여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김씨가 마스크 등 보호 장구 착용이 미흡한 상태에서 고온작업(100도 내외)을 수행헸고, 근무했던 시기를 고려할 때 벤젠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첨단산업분야에서 발생한 희귀질환의 업무관련성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통상 비호지킨 림프종 발병과 관련된 작업환경요인으로 벤젠, 산화에틸렌, X선, 감마선, TCE 등에 대해 제한적인 근거가 인정된다.
공단 측은 "유해물질에 노출돼 근무한 노동자에게 현대의학으로 그 발병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희귀질환이 발생한 경우 업무와의 상당 인과관계를 넓게 인정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노동자는 20명, 하이닉스 등 관련업체까지 합하면 22명이다.
앞서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는 대전고등법원이 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공개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은 보고서 내용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권익위원회와 수원지방법원, 산업통상자원부에 각각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및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 국가핵심기술 판단 요청 등을 제기해 보고서 공개가 중지된 바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을 지원하며 김씨의 산재 신청을 대리한 노무법인 '참터' 소속의 김민호 노무사는 "삼성이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지난 10년 동안에만 22명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보고서를 공개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산재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은 서둘러 보고서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