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공천관리위원회가 단수 추천한 안 위원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정했다. 당 관계자는 경선 없이 안 위원장을 확정한 데 대해 "후보 경쟁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당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수용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드루킹(인터넷 필명) 김 모 씨가 대선 전부터 이른바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론'을 내세워 자신을 공격해왔음을 강조하며 '부정 대선' 주장을 펼쳐왔다.
그는 회견에서 "지난 7년은 조작된 댓글 공격, 그리고 여론조작과 싸워온 시간이었다. 죽을 것 같이 힘든 모함을 겪었고 송곳에 찔리는 것보다 아픈 댓글에 피를 흘린 그런 시간이었다"며 "그들이 기계를 동원해 퍼트린 댓글 속에서 안철수는 사회 부적응자였고, 배신자였고, 돈만 밝히는 인간이었다"고 밝혔다.
또 "안철수의 여자는 목동에도 있었고, 강남에도 있었다. MB의 장학생이었다가 어느 날 박근혜가 키우는 인물이 됐다"고도 덧붙였다. 안 후보는 특히 "전 정권이 저지른 댓글공작 수사를 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자신들은 댓글로 여론을 호도했다"며 "드루킹은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 선거제도를 공격한 최악의 조직 선거범죄의 이름이다. 19대 대선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 드루킹 게이트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댓글 사건은 정권 차원의 여론조작 사건이며, 자신이 핵심 피해자라고 부각한 것이다. 현 정권이 겨냥하는 야권의 대표 후보라는 논리로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앞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때도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온 저 안철수로 힘을 모아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후보는 문 대통령을 향해 "대선 후보 시절 드루킹과 만난 사실이 없느냐"며 "대선캠프의 최측근과 후보 부인이 깊이 연루된 일에 후보는 직접 관련이 없었는지 의문을 품고 있는 평범한 이들의 물음을 대신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특검 수용을 요구하는 한편, 모든 야당이 지도부 연석모임을 열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문 대통령은 특검법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에 즉각 특검 수용을 명령하라"며 "문 대통만이 특검 도입의 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작이 사라진 대한민국 정치가 이뤄진다면 그것을 새 정치의 희망으로 남기고 저 안철수는 사라져도 좋다"고 했다.
안 후보는 같은 날 '김기식 사태·민주당원 여론조작 사건'을 고리로 박원순 현 서울시장도 겨냥해 공세를 펼쳤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기왕이면 박원순 현 시장과 대결하고 싶다"며 "지난 7년간 이끌어왔던 시정에 대해서 서로 진검승부를 하면 그것이 서울 시민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박 시장은) 자신의 (참여연대) 식구였던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외유로 문제가 됐을 때, 정치공세라고 방어를 해 줬다"며 "지금도 김 원장에 대해 같은 생각인지 꼭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댓글 공작에 대해서도 박 시장은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하는데, 지금 불법 여론조작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다시 한 번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안 후보 외에도 ▲부산시장(이성권 부산시당 공동위원장) ▲대전시장(남충희 전 대전시당위원장) ▲충북지사(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제주지사(장성철 제주도당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바른미래당에서 안 후보보다 먼저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뒤 경선을 주장했던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당의 결정에 반발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 공관위가 '바른' '미래'에 어울리는 결정을 하겠다고 약속하고도 바르지도 않고, 과거에 머무른 결정을 한 것"이라며 "드루킹 사건으로 중대 국면이지만 그럴수록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과 바른미래당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어야 한다. 그래야 내로남불 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