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 강남이 쫓아낸 빈민들, 그후 5년…"지금은 혼밥, 왁자지껄 다리밑 그리워" ② 강남의 '거지새끼 철거'…5년째 트라우마 ③ 사라진 넝마공동체, 자활의 꿈도 철거당했다 (끝) |
넝마공동체는 수십년간 3천여명의 빈민을 자활에 성공시켜 사회로 내보낸 곳이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신연희 구청장이 이끌던 강남구청의 강제철거로 공동체가 해체된 뒤 구성원 상당수는 노숙인으로 전락했고, 자활의 꿈도 꺾여버렸다.
◇ 철거 이후 더해진 빈곤의 굴레
번창하던 사업이 IMF 외환위기를 거쳐 부도가 나자 빚더미에 내몰렸던 김씨는 넝마공동체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됐었다. 그때는 헌옷을 수거해 분류한 뒤 파는 과정을 배우고, 다시 개인 명의의 사업을 시작할 것을 꿈꿨었다.
김차균(70)씨는 공동체 해체 이후에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보려 했지만 역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삼청교육대 출신'이라는 꼬리표 탓에 일용직 직업소개소에서도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그는 "넝마공동체에 있었을 때는 삼청교육대고 뭐고 따지지 않고 같이 일할 수 있었다. 그래서 희망이란 게 있었다"면서 "지금은 죽지 못해 하루하루 살 뿐"이라고 했다.
◇ "지자체장 따라서 인권 박살날 수도"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기존에 살고 있던 사람의 자리를 우리가 너무 쉽게 없애버리고, 그걸 용인하는 게 추세가 됐다"며 "보이지 않는 곳으로 보낸다고 사람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디론가 밀려날 뿐"이라고 꼬집었다.
집걱정없는세상 최창우 대표는 "돈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주거권은 인권의 문제인데 지금은 어떤 지자체장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권이 박살이 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가 헌법과 법률을 통해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넝마공동체는 이렇게 끝났지만 당사자 중심의 자활공동체 모델은 외려 복지 사각지대를 해결할 좋은 대안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 안진걸 시민위원장은 "그렇게 되면 사람도 살고, 헌옷도 재활용되고, 정책적 문제도 해결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쓰지 않는 조그만 공유지가 있다면 수준에 맞게 임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