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의 인사청탁을 받은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9일 오전 경남에서 하기로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돌연 취소하면서 '뭔가 이유가 있는게 아나냐'는 의문을 낳았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필요하다면 특별검사를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고 했지만 드루킹과 관련한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더 자세히 들어가면 청문회가 된다"며 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루킹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드루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활발한 댓글 활동을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이런 활동이 민주당과의 교감 없이 가능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혹이 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댓글활동의 반대급부로 요구한 인사청탁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보좌관이 드루킹과 잦은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드루킹은 해당 보좌관과 최소 10차례 이상 만났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요청했다. 드루킹은 자신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대화 전화를 걸어 욕설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드루킹의 댓글활동이 민주당 또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와도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당이나 캠프 고위층이 자신의 활동내역이나 기여도를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당을 향해 그런 자신있는 행동들이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나도 드루킹을 모르고 있었다. 당 차원에서 드루킹과 접촉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연루설을 부인했다.
또 하나의 의혹은 드루킹이 댓글 조직으로 운영했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자금문제다.
경공모는 지난 1월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보낸 초빙문서를 통해 한 해 운영비가 1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공모 회원들에 따르면 경공모는 강의비와 다단계 형식으로 친환경 비누, 죽염, 원당 등을 판매해 최대 월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경공모의 댓글조작이 지난 2012년 대선까지 연결돼 있어 운영비가 100억원 단위가 넘어갈 것"이라며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수사를 해야 하는데 검경의 은폐시도가 보이는 만큼 특검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의 판세가 워낙 좋아 굳이 불법 자금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반박한다.
당시 총무본부장이던 민주당 황희 의원은 "촛불정국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이상한 돈을 써가며 선거를 치러야 할 필요성 자체를 아예 못 느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이 경공모의 자금 실태 파악을 위해 계좌추적을 하는 있어, 연루 사실이 확인된다면 청와대와 여권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재 검경의 수사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특검에 반대하고 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기존에 범진보진영으로 분류됐던 민주평화당 마저 김 의원의 해명이 불성실했다며 특검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당국의 수사가 민주당의 예상대로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되더라도 야당의 특검 주장이 지속된다면 지방선거 기간 내내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