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유병재'의 가벼움…코미디에 '숨통'

"코미디쇼, 꿈이 아닌가 싶다"…'B의 농담'으로 관객들과 재회 앞둬

19일 서울 용산에 있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 기자간담회에서 유병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미디언이라 불리우길 원하는 유병재는 "한없이 무거운 생각으로 한없이 가벼운 농담을 쓰고 있다"고 했다. 온갖 '혐오'로 들끓게 된 한국 코미디에 염증을 느낀 대중이 유병재에 환호하는 이유도 이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병재는 19일 서울 용산에 있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 공연을 하게 된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며 "꿈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7~29일까지 3일간 서울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19금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을 연다. 지난해 처음 선보여 호평을 얻은 '블랙코미디'에 이은 자신의 두 번째 코미디쇼다.

유병재는 공연이 19금인 데 대해 "선정성이나 폭력성이 심한 것은 아니"라며 "약간의 영향력을 가진 입장에서 미성년자에게 끼칠 악영향을 피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게 끝이면 유병재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이라는 전제를 단 그는 "아이들 앞에서 욕하는 게 창피해서 19세 관람가로 했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공연 제목의 'B'는 '병재' 'B급' '블랙코미디'(BLACK COMEDY)를 뜻한단다. 사회상을 녹여내는 유병재 특유의 코미디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에 대중은 티켓 오픈 1분 만의 전석 매진으로 호응했다.

그는 "첫 공연보다는 (코미디) 작법과 문법에 있어서 한걸음 더 나아간 표현을 선보일 생각"이라며 "한국 사회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전했다.

유병재의 코미디를 차별화시키는 대목은 시대를 읽으려 애쓰는 감수성이다. 스스로도 "자부할 수 있는 것은 문학적 감수성"이라고 했다. 태생적인 외모나 성품을 비하하는 데서 억지 웃음을 이끌어내려는 기성 코미디에 먹이는 한방 역시 여기서 나온다.

그 연장선상에서 유병재는 "내 실제 모습이 어떤지 새벽에 혼자 고민할 때가 있다"며 "낯도 가리고 걱정도 많고 소심하고, 누구한테 상처주거나 피해주는 건 아닌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쓸 데 없는 고민, 걱정 많은 여린 사람이 내 본래 모습"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코미디를 특별하게 만드는 풍부한 감수성의 원천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데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유병재는 자신이 추구하는 스탠드업 코미디, 블랙코미디에 대해 "어릴 적 한국에 처음 힙합이 들어왔을 때가 생각난다. 크고 작은 성장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한 아픔으로 인해 맥이 끊기지 않고 이 장르가 계속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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