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중소 기획사에 속한 이른바 '중소돌'에게는 '초고속 컴백'은 남의 일이다. 소속사의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새 앨범을 내고 활동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컴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요. 앨범을 또 못 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걸그룹 하이틴(혜주, 혜빈, 세아, 은진) 멤버들의 말이다.
2016년 데뷔한 '중소돌'인 하이틴은 지난 18일 두 번째 미니앨범 '틴 러브(TEEN LOVE)'를 발매하고 컴백했는데, 1년 6개월이라는 길고 긴 공백기를 가진 끝 팬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 '우주(WouldYou)'를 선보이긴 했지만 곡만 냈을 뿐 정식으로 활동을 펼치지는 못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공백기 동안 가만히 앉아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하이틴은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할 멤버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지난 1월 종영한 JTBC '믹스나인'에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4명 중 3명이 프로그램을 이끈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프로듀서의 눈에 들지 못해 첫 관문에서 고배를 마셨고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한 세아 역시 일찌감치 탈락했다.
"탈락 당시 눈물 콧물을 다 쏟았어요. 속눈썹까지 떨어질 정도로 펑펑 울었죠" (은진), "탈락 이후 많이 우울했어요. '연습이 부족했나?'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고요" (혜빈)
"'타이밍'은 곡을 받은 이후 1년여 만에 세상에 공개하는 곡이에요. 공백기 동안 이 곡의 안무만 연습하고 또 연습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기에 멋진 무대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어요" (은진)
"경쾌한 팝 록 리듬에 퓨처베이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더해진 에너지 넘치는 곡이에요. 아마 들어보시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세아)
"데뷔 때 '교복' 콘셉트 의상을 입고 활동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그래서 이번 의상 콘셉트를 영국 사립학교 교복 느낌으로 잡았죠. 10대 때 입지 못한 교복 의상을 20대가 되어서야 입게 되었는데 더 늦기 전에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미소)" (혜주)
하이틴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는 앨범별로 상징물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앨범에서는 10대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악몽을 쫓아주고 좋은 꿈을 들인다는 '드림캐처'를 상징물로 정했다. 이번에는 상징물을 '선인장'으로 정하고 10대들의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을 앨범에 담았다.
"선인장의 꽃말이 '불타는 마음'이라고 해요. 아픔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겠다는 불타는 마음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곡 '타이밍'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하이틴도 이번 활동을 통해 꽃을 피웠으면 좋겠고요" (혜빈)
"'친친돌'에 걸맞는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어요. 그동안 명동, 홍대, 신촌, 대학로 등에서 버스킹을 했고, SNS에는 춤과 노래 영상뿐만 아니라 영화 속 장면을 패러디한 코믹한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했죠. 신생 기획사에 속한 팀인 만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최대한 저희 팀을 노출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은진)
"그 덕분에 신인 걸그룹 치고는 유튜브에 버스킹 '직캠' 영상이 많이 게재된 편이에요. 잘 찾아보시면 태풍이 몰아치는 날 버스킹을 한 영상도 있고, 비를 쫄딱 맞고 버스킹을 한 영상도 있죠. (웃음). 극한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을 만큼 저희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헤주)
하이틴은 1년 6개월 만에 선보인 이번 앨범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생각이다.
"모모랜드, 블랙핑크, 구구단 등과 데뷔 시기가 비슷해요. 저희도 언젠가 그분들처럼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일단 지금은 저희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는 게 목표에요. 누군가 '하이틴이라는 팀 알아?' 하고 물었을 때 '타이밍 부른 팀'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