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사랑은 봄비처럼? 그런 사람 만나진 마세요"

- '사랑은 봄비처럼…' 여러분들의 곡
- 공백기동안 공황장애로 힘든시간 보내
- 지금은 노래 만들기 집중하며 즐기려
- 11년만 신곡 '사랑이 온다' 내년엔 단독공연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현정 (가수)

(노래) ' 묻지 않을께 니가 떠나는 이유 / 이제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 야윈 너의 맘 어디에도 / 내사랑 머물수 없음을 알기에 ... / 사랑은 봄비처럼 내 마음 적시고 / 지울 수 없는 추억을 내게 남기고 / 이제 잊으라는 그 한마디로 /나와 상관없는 다른 꿈을 꾸고'

요즘 같은 봄날, 비라도 촉촉히 내리면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어김없이 울려퍼지죠.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벌써 15년 전 노래입니다. 저도 이 노래 정말 좋아하는데요. 이 노래 부른 가수는 임현정 씨죠. 그런데 노래도 익숙하고 가수 이름도 익숙한데 여러분 얼굴 한번 떠올려보세요. 얼굴 떠오르세요? 노래 목소리 말고 대화 목소리 들어보신 적도 아마 거의 없으실 거예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임현정 씨를 만납니다. 11년 만의 공백을 깨고 새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가수 임현정 씨 연결해 보죠. 임현정 씨, 안녕하세요?

◆ 임현정> 네, 안녕하세요. 임현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요.

◇ 김현정>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이러시군요? (웃음) 저는 되게 궁금했어요. 이분은 말씀하실 때 어떻게 할까? 이 목소리시군요.

◆ 임현정> 저는 앵커님 목소리는 제가 자주 들어가지고 잘 알고 있습니다. (웃음) 제가 사실은 이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더 떨리고 영광이예요.

◇ 김현정> 저도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그럼 피차 영광인 겁니까, 지금?

◆ 임현정> 네. 저는 정말 영광이고요. 너무 떨려요.

◇ 김현정> 지금 목소리 예쁘게 나가고 있으니까 힘내시고요.

◆ 임현정> 네. (웃음)

◇ 김현정> 2006년에 5집 내고 공백기가 무려 11년. 왜 그렇게 꼭꼭 숨어 지내셨어요?

◆ 임현정> 일단 2006년에 앨범 마무리하면서요. 여러 가지 좀 고민이 있었어요. 그때 음악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는 굉장히 보람이 있었고요. 그런데 하는 과정 중에서 목적지향형으로 바뀌어버린 거죠. 다음 앨범을 어떻게 내야 하나. 이런 것들이 부담이 생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임현정> 만들면서. 점점점 그 압박이 커지기 시작하는데 여러 방면으로 이제 생각을 좀 더 깊게 하게 됐어요.

◇ 김현정> 무려 11년을?

◆ 임현정> 1년 정도 쉬면서 생각하겠다고 한 것이 이 고민이 너무 깊어지고 제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점점 내면으로 들어가다 보니까 젊어서 꼭꼭 눌러놨던 어떤 억압된 감정들 있잖아요. 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거나 그런 강박, 트라우마, 그런 것들이 드러나면서 공황장애가 2012년 겨울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굉장히 심하게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임현정> 그래서 2013년 이후에는 거의 일상생활이 곤란하고 육체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도 온 적이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사실은 굉장히 꺼내기 어려운 부분을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것 보니까 지금은 다 극복을 하신 거예요?

◆ 임현정> 다 극복을 했다기보다는 굉장히 즐겁게 살고 있고요. 어떤 사람이나 공포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거죠, 그냥.

◇ 김현정> 그러면서 노래를 다시 '내가 꼭 반드시 성공시켜겠다.' 이런 부담감 없이 즐기면서 시작하게 되신 거군요?

◆ 임현정> 네. 지금은 정말 그런 것 없이 그 녹음하는 순간 만들고 싶은 소리 있잖아요? 표현하고 싶은 내용 이런 것들에 집중해서 더 즐겁게 그 과정을 즐기면서 하고 있고요. (웃음)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가수 임현정
◇ 김현정> 지금 제가 이야기를 쭉 들으면서 보니까 일반인의 감수성의 한 3배, 4배? 유리알 감수성을 가진 분이에요. 그렇다 보니까 이런 명곡들을 작사, 작곡, 노래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조금 전에 우리가 들은 이 곡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이게 정말 명곡이에요. 제가 음악 프로그램 PD를 했었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느 때 틀어도 무조건 청취자들이 좋아하는 명곡 한 20곡 정도를 음악 PD들은 항상 머릿속에 넣고 다니거든요. 그중의 한 곡이 바로 이 곡이었어요.


◆ 임현정> 사실 제가 '첫사랑'이나 '사랑은 봄비처럼...' 이렇게 알려진 노래에 대해서는 감정이 특별이 없어요. (웃음) 그 당시 곡을 만들 때 건반 위에 머리를 막 쭈그리고 좋은 노래가 나에게 제발 떠오르길 바라면서 그렇게 곡을 작업하고 그랬거든요, 안 될 때는.

◇ 김현정> 잠깐만요. 저는 사실은 비오는 날 거리를 걷다가 문득 악상이 떠오르신 것 아닙니까? 이런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 임현정> 그것은 아니고요. 이 노래는 '이런 사람을 만나지 마세요.'라는 취지였어요. 사랑한다는 한마디로 떠나고 잊으라는 한마디로 떠나는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만든 노래고요. (웃음) 해석을 여러분이 훨씬 좋게 해 주신 거죠.

◇ 김현정> 임현정 씨. 장인이라고 저는 부르고 싶어요, 장인.

◆ 임현정> 저는 장인은 사실 아니고요. 장모가 되고 싶습니다. (웃음) 죄송합니다. 이런 농담하지 말라고 많이 지적 받습니다.

◇ 김현정> 임현정 씨 같은 여린 감수성의 소녀 감수성의 분도 그런 아재개그를 하시네요?

◆ 임현정> 제가 아재개그를 굉장히 좋아해서 지탄을 많이 받습니다.

◇ 김현정> 장모가 되고 싶으신 장인. (웃음) 11년 만에 나오셨으니까 더 부지런히 활동을 해 주셔야 할 텐데 어떻게 활동 계획은 좀 세워놓으셨어요?

◆ 임현정> 또 새 싱글을 준비해서 여러분께 음악을 들려드리고요. 내년에 정규 앨범을 낼 때 1집 이후로 사실 단독 공연을 한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단독 공연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싶죠.

◇ 김현정> 와, 이거 약속지키셔야 돼요. 이거 다 녹음돼 있어요.

◆ 임현정> 네.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 김현정> 기대하겠습니다. 이 질문이 지금 하나 들어왔는데.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을 두고 봄캐롤이라고들 많이 해요.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어떠세요.

◆ 임현정> 저는 처음 들어가지고요. (웃음) 저는 그런 계절, 꽃필쯤 되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로이킴의 봄봄봄을 더 많이 들어요.

◇ 김현정> 임현정 씨는 벚꽃엔딩 들으시는데 우리 청취자들은 임현정 씨 노래를 찾거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 정말 솔직히 좋으실 것 같아요.

◆ 임현정> 좋다기보다 좀 얼떨떨하다고 할까요. 이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는데 이 곡이 나의 곡이 아니라 여러분의 곡이라는 생각이 자꾸 강해요.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의 임현정이 11년만에 새 앨범 '사랑이 온다'를 발표했다.
◇ 김현정> 그래요. 계속해서 신곡들 좋은 곡들 내주시길 바라고요. 마무리를 지어야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리 팬들께 짧은 인사 남겨주시겠어요?

◆ 임현정> 제가 이번에 새로운 노래 '사랑이 온다.'라는 곡을 쓸 때는 정말 신체적으로 거의 움직이지 못할 때 쓴 노래예요. 제 자신에게 주문을 건 거죠, 사랑이 온다고요. 가난한 너의 마음에 사랑이 온다고요. 그리고 이것이 다 지나갈 것이다. 여러분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임현정 씨 감사드리고요. 정말 반가웠습니다.

◆ 임현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11년 만에 새로운 싱글, '사랑이 온다.'로 컴백했습니다. 가수 임현정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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