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조 전무의 물컵 투척에 이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조 전무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함과 비명을 놓고 분노 조절 장애라는 둥 여러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의 음성을 들어 본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떨까.
모 대학병원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것 같다. 직원에게 업무상 훈계·지시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폭발한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의는 "이 음성만으로는 당사자가 정신건강 측면에서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났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면 당사자를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화내고 예의 없이 행동하는 건 병이라기 보단 나쁜 거다"라며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고, 좋은 관계의 기본은 서로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인물이 조 전무라는 가정 하에 "가정교육 부재인 것 같다. 언니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지 않았느냐"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문제의 음성이 재벌 오너3세 일부 경영진의 마인드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는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다. 집단생활을 하는 존재라서 '내가 남에게 어떻게 비쳐질까'를 고민한 뒤 행동한다. 평판이 중요하기 때문에 옷도 갖춰 입고 에티켓도 지키려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오너 일가의 구성원인 조 전무는 사내에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 평관이 좋든 나쁘든 자신이 불이익을 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본인의 평판·입지·생활에 위해를 가할 거라고 여기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니 조 전 부사장에 이어 조 전무가 또다시 갑질 횡포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 직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조 전 부사장의 선례를 통해 자신도 경영 일선에서 후퇴하는 일이 생겨도 언젠가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 이후 대한한공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발령 조치했다. 그러나 하 교수는 "조 전무가 '정권이 바뀌어도 회사 소유주는 바뀌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인간에 대한 예의, 감정의 절제, 정제된 언어표현은 심리적 측면에서 리더의 기본조건이다. 조 전무가 계속 조직의 장이 되려 한다면 그걸 지금부터라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