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카르멘' 제작발표회에서 안무와 연출을 맡은 제임스 전은 "서울시무용단만의 '카르멘'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페라로도 잘 알려진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은 사실 수많은 작품으로 변주됐다. 이런 중에 새로운 '카르멘'을 만드는 것은 쉬운 고민이 아니었다.
해답을 찾은 것은 단원들이 자신만의 느낌과 움직임으로 춤을 출 때였다.
"발레, 동작, 현대무용 동작 다 떠나서 서울시무용단이 갖고 있는 느낌과 움직임을 바탕으로 안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는데, 하다 보니 운이 좋아서인지 몰라도 케미스트리가 하나로 엮였다." (제임스 전)
극 전반이 호세의 심경변화를 중심으로 진행됨으로써 시간과 공간이 구체적이지 않고 비현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것이 특징이다.
극작을 맡은 서지영은 "그동안의 카르멘은 페미니즘과 정치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그 이유는 카르멘이 호세에게 죽임을 당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를 박탈당하느니, 혹은 속박을 당하느니 오히려 죽겠다는 것이다. 오페라는 가사가 나오기에 그 내용을 알 수 있는데 춤만으로는 표현이 안 된다"고 호세를 중심에 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자유분방한 팜므파탈의 대명사인 카르멘에 대비되는 청순하고 순종적인 약혼녀인 미카엘라를 적극적이고 솔직한 여성으로 그렸다. 여주인공을 창녀와 성녀로 나누었던 기존의 이분법적인 설정을 깨뜨리고 세 주인공의 질투와 욕망을 거침없이 무대에서 보인다.
카르멘은 무용수 오정윤과 김지은이 더블캐스팅 됐다. 호세 역을 맡은 무용수 최태헌은 두 무용수의 성격이 달라 각각의 매력이 있다고 전했다. "오정윤의 카르멘은 집시 특유의 거칠고 강렬하고 보이시한 매력이 있고, 김지은의 카르멘은 상큼하고 여성적인 매력으로 어필을 많이 한다"고 했다.
서울시무용단이 보일 색다른 '카르멘'은 다음 달 9일과 10일 세종대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