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 팽목항… '잊지 말자'는 발걸음 이어져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전남 진도 팽목항(진도항)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차가운 바닷바람을 뚫고 팽목항을 찾은 대다수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4주기 일정에 맞춰 일부러 휴가를 내거나 일정을 조정한 경우가 많았다.


광주에 사는 김도연(29) 씨는 10여 명의 회사 동료들과 팽목항을 방문했다. 회사와 상의해 워크숍 일정을 4월 16일로 조정하고 목적지를 진도로 선택했다.

김 씨는 "팽목항 입구에서 한참을 들어와도 사람이나 차가 보이지 않아 아무도 팽목항을 찾지 않았을까봐 걱정했다"며 "평일임에도 팽목항을 찾는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사는 최승희(42·여) 씨는 남편과 휴가를 맞춰 아이 셋과 함께 팽목항을 찾았다.

최 씨는 "아직 아이들이 어리지만 팽목항에 꼭 한 번 데려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었다"며 "다시는 비극적인 사고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뒤늦게나마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덜기 위해 팽목항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경북 포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이미숙(47·여)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되도록 단 한 번도 팽목항을 찾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휴가를 내고 찾았다"며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아직 많은 국민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팽목항을 찾은 시민들 상당수는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도 함께 찾는 경우가 많았다.

전북 전주에서 온 한상훈(57) 씨는 "어제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를 보고 오늘 진도로 들어왔다"며 "목포 신항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팽목항은 목포 신항보다 사람들이 적은 것 같아 희생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조문을 위해 팽목항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계속됐다.

평소 채 한 장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던 방명록에는 오후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수십 명의 사람들의 글을 남겼다.

방문객들은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내년에도 다시 찾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날 팽목항에서는 오전 진도군 농민회와 종교단체가 주관하는 추모 행사가 진행됐으며 오후에는 4월 16일 뜻하는 4시 16분에 맞춰 추모문화마당이 진행될 예정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