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삼성과 홈 경기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주말 3연전은 기분좋게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그러면서 한화는 지난주 5승1패의 호성적을 냈다. 잠실 라이벌 두산-LG와 함께 가장 좋은 주간 전적이다. 이런 상승세로 한화는 10승8패로 두산(14승4패), SK(12승6패)에 이어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한화가 개막 후 18경기에서 10승을 거둔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한화는 그동안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당시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했던 한화는 2007년 정규리그 3위를 마지막으로 10년 동안 가을야구에서 소외됐다.
명장들이 와도 좀처럼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한화는 2012시즌 역대 최다 KS 10회 우승에 빛나는 '코끼리' 김응용 감독(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을 영입했지만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후 '야신' 김성근 감독이 왔지만 역시 지난해 중도하차했고, 포스트시즌(PS) 암흑기는 이어졌다.
그런 노력의 결실이 시즌 초반 빛을 보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디펜딩 챔피언' KIA와 광주 원정을 싹쓸이했다. 12일에는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를 두들겨 15-4 대승을 거뒀다. 14일 삼성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윤성환을 공략해 14-2로 낙승했다.
일단 타선의 짜임새가 돋보인다.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윌린 로사리오 대신 데려온 제라드 호잉이 이름처럼 놀랄 만한 활약으로 힘을 더해주고 있다. 호잉은 지난 주간 최다 홈런(3개)과 타점(12개)을 올렸다. 타격 3위(3할9푼7리), 홈런 2위(6개), 장타율 1위(7할7푼8리), OPS 1위(1.250) 타점 4위(19개) 등 로사리오의 절반도 안 되는 몸값(70만 달러)에 가성비가 최고다.
여기에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송광민을 빼놓을 수 없다. 송광민은 타율(4할), 타점(25개), 안타(28개) 1위를 달린다. 여기에 3할 타율의 테이블 세터진 이용규(3할4푼7리), 양성우(3할6푼4리)까지 주포 김태균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다. 한화는 팀 타율(2할9푼1리)과 득점(112개) 3위를 달린다.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부진을 보여 '송은밤(Bomb)'으로 불렸던 송은범이 올해 한화 불펜의 핵이다. 투심을 장착한 올해 9경기 3승 무패 ERA 1.69의 빼어난 성적이다. 한화로 이적한 이후 3년을 포함해 최근 5년 동안 송은범의 ERA는 6, 7점대였다. 안영명(1승 1홀드 ERA 2.45)과 이태양(9이닝 15탈삼진)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마무리 정우람은 8경기 5세이브 ERA 2.57로 든든하게 뒷문을 잠그고 있다. 지난주만 3세이브를 올렸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시절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박정진, 권혁, 송창식 등이 빠져 있지만 서균, 박상원, 박주홍 등 새로운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지만 독수리 군단의 추락은 너무 길었다. 추락도 그렇듯 비상하는 데도 날개가 있어야 한다. 10년 동안 지면에 붙어 있었던 한화의 비상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한화는 17일부터 단독 1위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독수리 군단의 변화에 대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