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데뷔 2년만에 정규리그 MVP 후보에 오르는 등 유망주를 넘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0·청주 KB스타즈)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다.
만약 박지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한다면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2호가 된다.
앞서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WNBA에 도전한 선수가 있었다. '바스켓퀸(Basket Queen)'으로 불리는 정선민 인천 신한은행 코치다.
정선민 코치는 한국 여자농구가 세계 4강 무대에 올랐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 대표팀의 주역이었다. 득점과 리바운드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한 정선민 코치는 국제대회 활약을 계기로 WNBA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정선민 코치는 2003년 WNBA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시애틀 스톰이 1라운드 전체 8순위 지명권을 행사해 정선민 코치를 지명했다. 정선민 코치는 1시즌동안 WNBA 무대에서 뛰며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국내로 복귀했다.
정선민 코치는 농구 선배로서 만약 박지수가 WNBA 무대에 진출한다면 기량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선민 코치는 "WNBA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드래프트에 뽑혔다고 해서 12명 엔트리에 들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12명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WNBA에서는 벤치에 앉아있기만 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연습경기부터 필사적으로 한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미국 무대는 나의 농구 경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2018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의 지명을 받았다.
미네소타는 드래프트 직후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와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지수는 뽑히자마자 라스베이거스 구단으로 이적하게 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시즌까지 샌안토니오 스타스였고 2018시즌을 앞두고 연고지를 변경한 팀이다.
WNBA 정규리그는 5월 초 개막해 8월 중순에 막을 내린다. 플레이오프는 10월 초까지 진행된다. 박지수가 속한 국내 여자프로농구와 리그 시기가 겹치지는 않는다. WNBA에서 뛰다가 국내에서 겨울리그를 소화하는 외국인선수들도 많았다.
다만 올해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출전할 예정인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9월 세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대회와는 시기가 겹친다.
박지수가 당장 미국에 진출하지 않아도 라스베이거스가 박지수와 계약할 권리는 바로 소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