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경찰청(청장 이상정)은 맨발 투혼끝에 20대 절도범을 검거한 서귀포경찰서 성산파출소 소속 백영용(49)경위에게 13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낮 12시17분쯤 서귀포시 한 리사무소 앞 차량에서 현금 80만원이 든 가방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백영용 경위는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 진술과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검정색 옷을 입은 20대 초반의 용의자를 특정했다.
특히 백 경위는 오랜 형사생활을 한 경험으로 용의자가 현장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주변일대를 수색했다.
백 경위의 판단은 적중해 도난 신고 접수 30여 분 만인 낮 12시 50분쯤 용의자가 택시 타는 장면을 목격했다.
순찰차로 20m 가량을 뒤쫓던 백 경위는 용의자가 갑자기 택시에서 내려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농로로 도주하자 자신도 순찰차를 세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용의자를 뒤쫓아가는 도중 백 경위의 신발이 벗겨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발바닥이 찢어지는 상황에서도 백 경위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백영용 경위는 11년간 형사 생활을 한 배테랑이다. 현장 판단부터 용의자 추격과 제압, 검거가 순식간에 이뤄진 배경이다.
지난 2017년 1월부터 성산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백 경위의 집안은 경찰관 4형제로도 유명하다.
백 경위는 "형사생활을 많이 했지만 범인 검거과정에서 이렇게 많이 뛰어본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백 경위는 또 "추격도중 신발이 벗겨졌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며 "내가 놓치면 절도범을 잡을 수 없고 피해품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평소 꾸준히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는 백 경위는 유도 등 무술 실력이 뛰어난 유단자다.
백 경위에게 표창장을 준 이상정 제주지방경찰청장은 "헐리웃 영화에만 영웅이 있는 게 아니고 절도 피해를 당한 도민에게는 백 경위같은 경찰관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치켜 세웠다.
한편 지난 6일 저녁 버스에 현금 220만원을 두고 내렸다는 112신고가 접수되자 신속한 조치로 8분만에 찾아준 서귀포경찰서 중문파출소 소속 양진석(26) 순경도 이날 표창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