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이 모녀 시신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우려됐던 무연고 사망 처리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충북 괴산경찰서는 13일 숨진 A(41, 여)씨의 여동생인 B(36)씨가 언니의 승용차를 중고차 매매상에게 판 뒤 1,300만 원 상당의 돈만 챙겨 도주한 것으로 보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언니의 위임장을 받아 인감증명서 등을 대리 발급받은 뒤 A씨 명의의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부터 홍콩 마카오에 머물던 B씨는 지난 1월 1일 입국해 다음날 차량을 판 뒤 하루 뒤인 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중고차매매상은 압류가 풀리지 않은 데다 A씨도 연락이 끊기자 같은 달 12일 경찰에 A씨와 B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B씨가 "언니가 곧 압류를 풀어줄 것"이라며 대금을 챙긴 뒤 다음날 곧바로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점 등으로 미뤄 차량 판매 대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B씨는 지난 11일 귀국하겠다고 경찰과 약속한 뒤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은 채 연락이 끊긴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계속 말을 바꾸며 출석 약속을 지키지 않아 체포영장을 신청했다"며 "곧바로 차만 판 뒤 출국한 점으로 미뤄 돈이 필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우려됐던 숨진 모녀의 무연고 사망 처리는 피하게 됐다.
그동안 시신 인수를 거부해 온 한 친척이 경찰의 설득 끝에 인수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친척들이 시신 거부를 모두 거부해 빈소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최근 한 친척이 시신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다행히 무연고 사망자 처리는 막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증평군의 한 아파트에서 A씨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남편이 떠난 뒤 혼자 딸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유서를 남겼고, 부검 결과 약물 중독에 의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4개월 전부터 관리비 등이 연체된 점 등을 토대로 A씨 모녀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 사이에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