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한미硏…직원회의서 "30일 뒤 폐쇄"

38노스는 독자 생존, 연구소 폐쇄대신 전임교수 채용 등 SAIS 한국학 프로그램 집중 지원키로..공공외교 흠집은 뼈아픈 실수

연간 20억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의 부실 회계집행과 소장의 장기집권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결국 다음달 폐쇄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연구소에 지원되던 예산은 다시 SAIS의 한국학 프로그램 지원금으로 재투입되고, 전임 교수도 선발해 대학 내 위상을 강화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도 자생력을 갖춰 계속 영향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미연구소(USKI)에 오는 5월까지만 지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SAIS측에 통보한 상태다.

한미연구소는 소장 이하 17명 교직원들의 급여와 운영비용을 대부분 우리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당장 예산이 끊기는 6월부터는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존스홉킨스 대학 측은 전날인 9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 직원회의를 열고 앞으로 30일 동안 폐쇄 및 재취업 준비를 하라고 통보했다. 때문에 다음달 11일 폐쇄 예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연구소 폐쇄 시기는 정확히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연구소가 폐쇄 수순으로 들어가면서 그동안 미국의 전문가들을 연결해 미국 조야의 동향을 우리나라에 전달하고, 또 역으로 우리 입장을 미국에 전하는 주요 기능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대외경제연구원은 기존 연구소 지원예산 20억원을 존스홉킨스대의 한국학 연구 기능에 집중 투입해, 오히려 한국학 연구와 미래 지한파 육성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USKI 이사인 서진교 KIEP 박사는 10일(현지시간) 노컷뉴스 특파원과의 통화에서 "존스홉킨스대학에 한국학 프로그램을 담당할 전임 교수를 뽑을 예정이고, 이렇게 되면 국제관계대학원 내 교수진과의 네트워크가 더 강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학과 한국어 관련 프로그램이 강화되면 국제관계 전공 학생들에게 한국을 알릴 기회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것이 KEIP측의 주장이다.

또 한미연구소에서 발간하던 '워싱턴 리뷰' 등 미국 조야의 동향 보고 기능도 일부 기존 연구인력을 흡수, 한국학 프로그램 내 연구기능을 확충하면 계속 살려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소 폐쇄로 완전히 우리 공공외교의 교두보가 상실된다고 단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아울러 연구소가 운영해 온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기존에 우리 정부 지원뿐 아니라 카네기 재단 등 미국 내 복수의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생 능력이 충분하고, 실제로 창립자인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을 중심으로 독자 운영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8노스'라는 브랜드 자체가 SAIS의 이름으로 운영되던 것이라 학교를 벗어나도 같은 이름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38노스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별도 지원방안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함께 정부가 미국의 정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미숙하게 연구소 개혁 작업에 손을 댔고, 이것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한 점,

그리고 이로 인해 소장 해임을 둘러싼 블랙리스트, 학문의 자유 침해로까지 논란이 번지면서 미국 내에서 우리나라의 국격 상실을 초래했다는 점은 대미 공공외교에 있어서 뼈아픈 실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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