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의 신문이 아닌 '시민의 신문'으로 인식된다면 성공"

풀뿌리 지역신문, '춘천사람들' 전흥우 편집인 인터뷰

-춘천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여전히 할 얘기, 담을 얘기 많다"
-예산 어려워도 종이신문 고집, 풀뿌리 지역신문은 관계의 끈을 이어주는 매개체..
-참여와 협동으로 만드는 시민참여형 신문, 제대로 구현해 나갈 것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춘천사람들 전흥우 편집인

춘천사람들의 삶과 고민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겠다는 일념으로 창간한 '춘천사람들'이 어느덧 창간 3년차를 맞았습니다. 시민참여형 풀뿌리 지역 언론의 모델을 창출한다는 비전을 내걸고, 지역 사회에 더욱 깊숙이 자리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인데요.
시사포커스 목요초대석, 오늘은 춘천사람들의 전흥우 편집인 자리에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윤경>안녕하세요?

◆전흥우>네, 안녕하세요.

◇박윤경>신문을 만드는 분들은 마감의 압박에 시달리곤 하는데, 어제 신문이 나왔죠~ 오늘은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나오셨겠어요~?

◆전흥우>네, 그런데요. 하루 정도 그렇습니다.

◇박윤경>매주 수요일마다 발행되는 춘천사람들, 시민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신문인데요. 벌써 2년6개월, 햇수로는 창간 3년차를 맞았습니다. 편집인께서도 창간부터 함께한 멤버시죠. 감회가 어떠신지?

◆전흥우>정말 시간이 살과 같다는 게 느껴지고, 돌아보면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짧은데 시작할 때 많은 우려들이 있었는데 벌써 그렇게 흘렀네요.

◇박윤경>처음에 어떻게 만들게 되셨어요?

◆전흥우>2014년 겨울 초입이었는데요. 강원도권의 강원희망신문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것을 주도했던 분들이 한계를 느껴 새로운 논의가 시작됐는데 그 때 참여하게 돼서, '그게 버거우면 한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해서 제대로 좀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겨우내 몇 차례 논의 후 2015년 다른 지역의 협동조합 신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을 모델로 삼아서 멋질 것 같다는 생각에, 뜻을 함께할 사람들을 모아서 2015년 7월에 조합을 창립시켰습니다.

2월23일,대의원총회를 끝낸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 임직원과 대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춘천사람들’ 제공)
◇박윤경>조합원이 몇 명 정돈가요?

◆전흥우>430명 정도. 500명 정도 생각을 했는데요. 거의 육박한 것 같습니다.

◇박윤경>이름부터, 춘천이라는 지역에 밀착된, 친근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 이름은 어떻게 탄생한 건가요?

◆전흥우>그것도 여러 가지 논의과정이 있었죠. 보통 신문 하면, 00신문이라고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용과 형식면에서 다른 컨셉으로 가보자. 기존의 구태의연한 신문하면 이런 것, 보다는 매거진 적 성격도 들어가고, 가독성이 좋아야 하니까 시각적으로도 좋아야 하니까 판형이나 편집, 컬러지면도 많이 활용하고, 제호까지도 딱딱한 것 말고 자체 공모를 했어요. 다양하게 나오죠. 00신문, 춘천사람, 봄내사람 등 여러 가지가 나왔는데 춘천사람들, 춘천희망신문 두 가지가 최종으로 올랐다가 춘천사람들이 결정됐죠.

◇박윤경>저희도 춘천사람들의 기사들을 자주 챙겨보곤 하는데요. 실제로도 내 이웃을 좀 더 가깝게 만나볼 수 있는 신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으시죠?

◆전흥우>처음에는 기자들도 취재를 나가면, '춘천사람들'입니다라고 하면 신문이라는 인식이 잘 안됐죠. 꼭 앞에 주간신문 춘천사람들입니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말씀대로 제호에서 주는 친근함, 반기는 것들을 많이 봤어요. 춘천만을 대상으로 해서 춘천의 이야기,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신문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신선해하고 놀라워하는 반응을 했습니다. 참여하는 분들 중에서도 일부가 '춘천만의 이야기로 매주 할게 있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면이 부족하고 손이 부족해서 못하지 할 얘기가 여전히 많고 담을 얘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춘천사람들' 전흥우 편집인(사진=강원CBS)
◇박윤경>다른 신문에서 다루지 않는 것들도 많이 담겨지는 것 같아요?

◆전흥우>저희가 출발하게 된 하나의 이유죠. 소위 말해서 대안언론이라는 것. 기존에 언론들이 지난 10년의 정권을 거치며 강화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관공서나 기업에서 흔히 말하는 받아쓰기가 많고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더 심합니다. 언론의 환경이 어렵다보니까, 그런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도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중이 미미하고, 주요한 기사는 현장에서 발굴하고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할 이야기를 전해줘야 한다는 것이 지역언론의 책무고 풀뿌리 지역언론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지역 현안의 실상을 제대로 취재해 알려주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박윤경>춘천사람들이 인터넷뿐만 아니라 종이신문으로도 발간이 되고 있죠. 사실 초기에는 이것 때문에도 우려가 많았다면서요?

◆전흥우>저희는 원래부터 종이신문을 표방하고 인터넷은 오히려 보조적인 (역할을 합니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20%, 종이신문은 80% 이상의 비중을 가지고 제작하고 있고, 인터넷 신문은 단지 그것을 띄우는 정돕니다. 우려라는 게 종이신문 발행은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그런 비용적인 측면과 또, '요즘 누가 종이신문을 보냐..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하고 사람들 신문 안 읽는다. 책도 안 읽는다' 그런 풍조에서 종이신문을 한다는 것에 우려가 많았죠. 소위 말하는 중앙일간지도 거의 안 읽는 추세 아닙니까. 광고 때문에 하긴 하지만. 풀뿌리 지역신문은 오히려 종이신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신문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신문이 단지 신문이 아니라 관계의 끈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종이신문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박윤경>그런 의도와 마음이 잘 전달됐는지, 지난 3년간 춘천사람들의 조합원과 구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요?


◆전흥우>조합원은 많이 늘었죠. 시작할 때 6~70명정도, 일종의 발기인이죠. 현재 7배 정도로 늘었고, 단지 신문만 봐주는 구독자도 아직 천명이 조금 안 되지만 합해서 조합원까지 포함한다면 유가부수가 지난해 천부는 훌쩍 넘었고요. 애초 설정보다는 미진하긴 합니다.

◇박윤경>지금 조합원으로는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전흥우>한마디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한마디로 좋은 사람들?(웃음) 워낙 다양한 층, 직종의 분들이 참여하고 있어서 특정하기 어렵긴 합니다. 초기에는 시민사회에 관여하는 분들이 많았죠. 그런 분들이 지역의 대안 언론에 대한 필요성을 가장 먼저 공감하기 때문에 시민사회 관련 분들이 많았지만, 그 이후에는 정말 다양한 자영업자, 전문직, 주부, 학교 교사 등 처음보다 많이 다양해졌습니다.

◇박윤경>조합원들이 직접 신문 제작에도 참여하고, 직접 기사도 쓰는 걸로 아는데 어떤가요?

◆전흥우>상근기자는 두 분밖에 안 계십니다. 두 분이 지면을 다 채울 수는 없고, 5대5 정도로 시민기자나 시민칼럼리스트의 비중이 크죠.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분도 20여명, 칼럼리스트도 30여명 가까이 됩니다.

◇박윤경>이로 인한 에피소드들도 많을 것 같은데?

◆전흥우>시민기자들은 직업이 있는 분들은 쉽지 않아요. 시간적인 부분 때문에. 그래서 주부나 자영업자들, 아니면 은퇴한 분들이 아무래도 직접 취재도 하고 해야하니까. 근데 기사로 작성하는데 두려움을 가지고 계세요. 그런 부분을 극복할 수 있게. 기술적으로 글쓰기, 기사작성 공부도 하고, 봄 상반기에 기자교실을 하는 중인데 틈틈이 그런 과정을 합니다. 심층적 취재는 힘들긴 하죠. 이웃을 만나서 코너를 보면, 기존의 맛집이나 잘 가는 맛집을 소개하는 거죠. 특히 블로그 활동을 해 본 분들이라면 잘 하십니다. 그러나 그것과 시민기자 명함을 가진 것은 다르죠. 뿌듯해 하십니다.

◇박윤경>일반 시민들이 가지는 궁금증들도 오히려 시민기자들이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흥우>기존 언론은 공급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른 것이죠. '소비자들, 구독자들이나 시민들에게 유용한 기사인가? 궁금해 하는가'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거죠. 말하자면, '주는 대로 읽어라'는 것일 수 있고, 시민기자를 앞으로도 더 비중있게 가지고 가려는 것은 각자의 생활영역에서 할 수 있는, 볼 수 있는, 눈에 보이는 문제를 느끼는 지점들을 본인이 직접 언론을 통해 발언하고 그를 통해 발언하고, 그를 통해 지역사회가 변화될 수 있는. 몇몇 기자만 하는 것보다 수많은 시민기자가 구석구석에서 문제들을 들춰내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한 '춘천사람들'전흥우 편집인(사진=강원CBS)
◇박윤경>지난 3년간 춘천사람들이 주목해왔던 이슈들이 어떤 건지도 궁금합니다.

◆전흥우>창간 때부터 바로 레고랜드 문제를 들고 나온 것 때문에 약간의 센세이션이 있었습니다. 레고랜드에 대해서 지역에서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던 것에 대해 전면적으로 기획시리즈를 해서 샅샅이 제기를 했죠. 심층적인 근거를 가지고요. 그것이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고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있지만 최근 혈동리 환경사업소 문제, 그 이전에 각종 지역에 개발과 관련, 특히 캠프페이지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고, 문화예술 쪽에 굉장히 비중을 많이 뒀습니다. 춘천이 생산기반의 산업도시가 아니기에 춘천의 콘텐츠는 문화가 힘이다. 춘천의 문화가 제대로 성장을 해야 좀 더 나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문화예술에 대한 비중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박윤경>실제 춘천사람들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변화를 이끌어낸 것, 이런 것들도 느끼시는지?

◆전흥우>쉽게 대답하기는 어려운데요. 밖에서 평가되는 게 맞다고 생각은 하는데 공교롭게도 창간 1년을 맞으면서 촛불이 전국을 강타했죠. 춘천에서도. 역대급의 촛불이 있었고, 그 현장을 내내 밀착취재하다시피 했고, 그렇기에 그런 변화가 맞물려 춘천사람들만의 힘이라 생각진 않고, 다만 함께함으로서 지역사회에 변화의 동력이 생긴 부분에는 일조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촛불이 정리가 되고 탄핵이 최종 결정된 다음날 춘천사람들 주최로 아고라를 개최했습니다. 풀뿌리 언론이 지향하는 바도 그렇지만 지면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으니, 오프라인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걸 촛불을 겪으면서 더 절실히 느낀 거죠. 그런 측면에서 아고라를 개최해, 우리가 직접 얘기를 해보자. 그렇게 진행을 하고, 지역사회 변화를 추동하는데는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박윤경>그렇지만 아직은 신생언론사이기 때문에 지나온 길보다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아있는데요. 아직은 부족한 것들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전흥우>따지고 보면 아직 걷지 못하는 단계죠. 여전히 제일 부족한 건, 돈이죠. 모든 일들을 하는데 있어서. 저희가 4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출자했지만 자본이 워낙 취약하기에 1억도 안 되는 걸 가지고 버텨왔기 때문에, 자본이 취약하니 인력을 충분히 쓸 수 없고, 지면도 증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기본적인 측면이고요. 하고 싶은 일은 많고 해야될 일, 욕심도 많은데 어쨌든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서 원래 표방했던 참여와 협동으로 만드는 시민참여형 신문을 제대로 구현해야겠다는 것이 지향이고 거기까지 가는데 아직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박윤경>앞으로 춘천사람들이 어떤 언론사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전흥우>춘천시민들이 '이거는 우리 신문이다. 특정 누군가의 신문이 아니라 우리거다' 이렇게 인식된다면 성공한 신문이라 할 수가 있고,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옥천신문의 경우 내년이면 30년이라고 하거든요. 저희는 이제 3년차이지만 시민들이 그런 환경이나 인식이 낯설긴 하죠. 춘천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여전히 많고, 집집마다 춘천사람들을 보고 "여기 오늘 네 얘기 나왔네?"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신문이 되면 좋지 않을까, 조합원도 천명 넘게 되면 지금보다 더 풍성한 신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윤경>앞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전흥우>네, 감사합니다.

◇박윤경>지금까지 춘천사람들의 전흥우 편집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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