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카톨릭 대학과 퀸즈랜드 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휴식기(Facebook Vacation)'를 가진 사람에게서 타액 샘플을 수거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생리학적 스트레스 완화 효과에도 불구하고 휴식기를 가진 사용자는 평소처럼 페이스북을 계속 사용하는 사용자보다 삶의 만족도와 웰빙 수준이 낮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페이스북 휴식기' 갖자 스트레스 감소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어"
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Soial Psych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인남녀 138명을 대상으로 60명은 5일간 '페이스북 휴식기'를 가졌고, 78명은 평소대로 생활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실험자의 실험 전후 스트레스 수치와 기분, 만족도, 고독감을 모니터링한 결과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은 실험자들에게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페이스북 휴식기 실험자들은 '불안해' 했고, 페이스북 단절이 사회적 단절로 이어져 '친구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빨리 페이스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 이들 실험자들은 5일간의 실험이 끝나자 '안도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실험을 이끈 퀸즈랜드대학 조교수 에릭 반만 박사는 "실험자들이 페이스북 휴식기를 가짐으로써 생리적인 스트레스가 개선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고 페이스북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실험자들은 "내 삶이 불만스럽다. 페이스북을 다시 하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시 쉬었다가 친구들과의 연락이 끊겼다는 불편한 마음이 들면 페이스북에 돌아가면 된다", "다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또다시 휴식을 취하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페이스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 페이스북 끊자 "행복해지고 능률도 향상"
이에 앞서 지난 달 덴마크 행복 연구소(Happiness Research Institute)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끊은 실험자들은 "행복하다"고 느낀 반면,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에 접속한 이들은 중 절반 이상(55%)이 페이스북 친구에 대한 질투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실험 참가자 1905명의 94%는 일상적으로 페이스북을 방문했다. 이들 중 절반은 페이스북을 끊었고, 나머지 참가자는 평소처럼 페이스북을 이용하도록 했다. 일주일 후 페이스북을 끊은 참가자들의 88%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페이스북을 끊은 실험자들은 그렇지 실험자보다 더 열정적이고 결단적으로 바뀌었으며, 덜 외롭고, 덜 걱정된다고 답했다. 친구들과도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집중력도 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였던 소피 앤 도르노이는 "며칠 후,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목록이 평소보다 더 빨리 정리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페이스북과 항상 마주치지 않게 되면서 일종의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사람들(non-Facebook)은 자신의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더 쉽게 집중했다. 반면 페이스북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페이스북 친구에 대한 질투심과 함께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우리가 실제 필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에 자신을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행복 연구소 마이크 윙 소장은 "페이스북은 다른 사람들의 소식으로 끊임 없이 폭격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을 단절한 이후 자신의 일을 훨씬 더 빨리 해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탈출이 더 우울하다면 일단 휴식기(#FacebookBreak)부터
2016년 랭카스터대학 연구팀도 14개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오프라인에서의 비교보다 페이스북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으로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브레인블로거 수석 편집자인 클라 클락 박사는 "소셜미디어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숙지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면서 "소셜미디어 휴식은 부정적인 영향을 막을 수 있는 주말휴식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휴식기를 가졌던 사람들이 사회적 단절의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페이스북으로 돌아오려 한다는 점에서 소셜미디어의 중독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의 일상 생활에 자리잡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클락 박사는 호주 연구팀의 결과를 예로 들며 "페이스북 삭제(#DeleteFacebook)가 과학적으로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페이스북이 고민이라면 즉시 휴식기(#FacebookBreak)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