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 대리 불렀다고…음주 사실 고백한 셈
- 신고하자 운전자는 도주, 일행은 폭행해 전치 4주
- 경찰, 도주차량 음주 사실 듣고도 사흘 후 조사
- 어마어마한 돈 요구했다? 돈 얘기 없었어
- 음주 사고에 폭행, 초동수사까지 미흡.."억울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강훈 (피해 택시기사)
◆ 이강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전치 4주 진단 받으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디어디 다치신 거예요?
◆ 이강훈> 7번 늑골이 골절되고요. 그리고 얼굴, 머리는 타박상이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입원하신 거예요, 지금?
◆ 이강훈> 네.
◇ 김현정> 그렇군요. 사고가 난 건 지난달 22일 새벽 한 골목에 정차를 하고 있었는데 벌어진 일이라고요?
◆ 이강훈> 네. 주차하고 있는데 벤츠 차가 와서 후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좀 빼줬습니다. 그런데 그냥 와서 받은 거예요. 나가니까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면서 '계좌번호를 주시라고 제가 알아서 다 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술냄새가 팍 나는 거예요.
◇ 김현정> '계좌번호 주세요, 죄송합니다.' 라고 하는데 술냄새가 그냥 단번에 확 나던가요?
◆ 이강훈> 네. 그래서 또 가다가 다른 2차 피해 사고가 나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 김현정> 당연하죠, 당연하죠.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술냄새만 난 게 아니라 우리 기사님한테 지금 대리 부른 상태예요라는 말도 했어요?
◆ 이강훈> 네.
◇ 김현정> 술 먹은 건 확실한 상황. 그럼 바로 신고를 하시지 거기서 좀 주저주저하신 거예요?
◆ 이강훈> 신고를 하려고 하는데 '신고하려면 해.' 하면서 일행이 머리채를 잡고 때린 겁니다.
◇ 김현정> 신고하려고 핸드폰 누르려고 하니까... 사실 동영상에 이게 다 잡혔기 때문에요, 그 블랙박스 영상을 제가 봤습니다마는 보니까 머리채를 정말 잡히시더라고요.
◆ 이강훈> '신고 하려면 해' 하면서 때리니까 내가 맞으면서도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운전자가) 말리다가 말고 도망간 겁니다.
◇ 김현정> 신고를 그 머리채 잡히고 맞는 와중에 하셨어요?
◆ 이강훈> 네, 신고를 했어요.
◇ 김현정> 그러자 운전자만 도망을 갔어요.
◆ 이강훈> 네, 운전자만 도망을 간 거예요. 112 신고하면서 음주하고 차가 도망갑니다, 차 넘버를 제 불러줬어요.
◆ 이강훈> 그 후로 저한테 와서는 왜 도망갔냐고 그러니까 자기가 폭력 전과 10범이랍니다. 그래서 거기에 휩쓸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자기는 자리를 피하고 그리고 그냥 도망간 것도 아니고 자기 동료한테 차 번호를 가르쳐주고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럴 사이도 없이 그냥 도망갔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경찰이나 언론에 얘기하기로는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해서 급히 갔다라고 하는데 나중에 기사님한테는 합의를 시도하면서 내가 폭력 전과 10범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갔다고 얘기를 했다고요?
◆ 이강훈> 네, 저 혼자 들은 게 아니고 저희 동료가 와서 같이 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이강훈> 병원에 와서.
◇ 김현정> 지금 핵심은 뭐냐 하면 그렇게 해서 경찰이 신고를 받고 도착을 했잖아요. 경찰이 왔을 때 선생님께서 그 술 먹은 차가 지금 도망갔다라는 얘기를 하셨죠?
◆ 이강훈> 네, 그렇죠.
◇ 김현정> 음주를 한 차가 현장을 떠났어요. 그걸 경찰한테 말했으면 경찰이 그 차를 바로 추적을 해야 되는데 지금 추적을 안 하고 그냥 뒀다는 거잖아요. 며칠 만에 그 차 그 운전자를 조사한 겁니까, 그러면?
◆ 이강훈> 22일날 한 오전 10시 몇 분 경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어요. '차 넘버가 맞습니까' 그래서 '도망갈 때 112 신고하면서 그 신고한 그 넘버 번호가 맞을 겁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때까지도 조사를 안 한 거예요. 그리고 25일 날 전화가 왔어요. 담당 조사관한테. 이 차량이 무슨 차량입니까? 저한테 이렇게 전화가 온 거예요.
◇ 김현정> 25일이요? 사고 난 게 22일 새벽인데 25일에?
◆ 이강훈> '차량이 무슨 차량입니까?' (물어보길래) 그래서 제가 '얼른 보기에는 벤츠 차량 같습니다.' 얘기를 하고 나서 보니까 화가 나는 거예요. 아니, 3일이 지났는데 이제사 차량을 저한테 확인하시냐고, 그 사람은 음주인데 초동수사를 이렇게 하시냐고 제가 막 항의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화가 나서 언론에 지금 뒤늦게 제보를 하셨다는 말씀이에요. 그러면 전 또 하나 이해 안 가는 게 그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를 하자마자 바로 도주를 했는데 남은 남성은 왜 또 남아서 선생님을 10분여 동안 폭행합니까?
◆ 이강훈> 그러니까 사정없이 그냥 때리는 거예요.
◇ 김현정> 그냥 사정없이.
◆ 이강훈> 네, 그래서 저는 도망갈까봐 또 잡고 있었죠.
◇ 김현정> 맞으면서 잡고 계셨군요. 이 사람마저 도망가버릴까봐.
◆ 이강훈> 네.
◇ 김현정> 그러다가 한 몇 분 정도 폭행 당하신 거예요?
◆ 이강훈> 한 10분 이상 한 것 같은데...
◆ 이강훈> 29일날인가 전화가 왔어요. 차주한테.
◇ 김현정> 음주운전 했다고 보이는 그 차주.
◆ 이강훈> 네, 차주한테서. 죄송하다고 그러면서 폭행한 그 동료하고 찾아뵙겠다고 그래서 제가 오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때도 화가 안 풀렸으니까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오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합의 안 보겠다고 하신 거예요. 그런데 지금 일각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오냐 하면 애초에 그 접촉사고가 나자마자 현장에서 우리 기사님이 합의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요구를 하는 바람에 시비가 붙었다, 이런 얘기를 아마 가해자 측에서 나오는 얘기인지 그냥 소문이 도는 건지 막 돌고 있습니다. 그러셨어요?
◆ 이강훈> 저는 돈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도 돈 얘기를 하지 않았고. 얼마를 준다 얼마나 달라...
◇ 김현정> 돈 얘기는 일절 없었다?
◆ 이강훈> 네. 병원에 있는데 자꾸 온다고 그러길래 '돈으로 해결하려면 5000만 원 가지고 와라.' 이렇게 얘기한 적은 있어도 현장에서는 돈 얘기도 하지 않았고.
◇ 김현정> 자꾸 합의 보자고 그래서 나는 합의 볼 생각 없다고 하면서 그러려면 5000만 원 가져오라고 나중에 얘기한 적은 있지만. 아이고, 지금 뭐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엄청난 폭행을 당하시고 병원에 일도 못 하고 누워계시고 여러 가지로 상황이 그렇게 됐는데 어떤 부분이 제일 억울하세요? 세상에 호소하고 싶어서 이렇게 언론에 제보하셨습니까?
◆ 이강훈> 음주를 해서 다쳤는데 일방적으로 맞고, 경찰에서 초동수사를 안 해서 그 사람은 도망가고 저는 많이 맞아서 억울했는데 본인들은 와서 나는 죄가 없다, 음주한 사실이 없다, 이렇게 찾아왔을 때 너무 억울한 거예요.
◇ 김현정> 너무 억울하다...
◆ 이강훈> 그래서 저는 기자님한테 전화를 한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사건 접하면서 예전에 개그맨 이창명 씨 사건 떠오른다는 분도 굉장히 많았어요. 음주로 의심이 되는데 현장 떠나고 나서 그 후에는 근거를 찾기가 너무나 어려워지는. 그래서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졌던 이런 케이스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아무튼 세상에 용기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얼른 쾌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선생님.
◆ 이강훈>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아무래도 경찰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듭니다. 저희가 경찰 측 입장이 반론 인터뷰가 준비가 되면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말 사이에 화제가 됐던 이른바 벤츠 택시기사 폭행 사건의 피해자 이강훈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