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말씀을 드려야되는지 모르겠지만, 아침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서 '기사 쓸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9일자로 <"실패한 로비"라며 靑, 김기식 감싸기>, <"한국 정부가 美 싱크탱크 검열"…워싱턴이 발칵>, <홍일표 '한미硏 불투명 운영' 문제 삼더니…아내는 한미硏 국비연수 다녀와> 등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7일부터 청와대 홍일표 정책실 선임행정관 주도로 보수 성향인 미국 워싱턴 D.C 주재 한미연구소의 구재회 소장을 교체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기식 원장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해명한 것을 문제삼았다.
김 대변인은 그가 지난 7일 김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다녀온 한 해외 출장을 두고 '실패한 로비'라고 표현한 뒤 '잘못된 표현'이었다며 다음날 바로잡은 사실을 언급하며 "(해당 표현은) 제가 분명 어제 부적절했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그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최소한 대변인이 백브리핑(이해를 돕기 위해 실명을 언급하지 않고 하는 브리핑)에서 자유롭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것을 가지고 물고 늘어지면서 기사를 쓰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미연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조선일보는 지난 7일 토요일자에 썼던 기사를 그대로 또 한번 썼다"면서, "홍 행정관이 만약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거나 관련 인물이면 정말 큰일났겠다 싶다. 기사 구성이나 내용을 보면 행정관에 불과한 홍 행정관이 조윤제 주미대사도 움직이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움직이는 등 관련 인물 모두를 움직이는 꼴이 되고 만다"고 반박했다.
홍 행정관의 부인이 한미연에서 연수과정을 밟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지난해 1월, 정권 출범 전에 있었던 일이고, 대선 전 홍 행정관의 부인이 정당하게 국가 비용으로 연수를 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출신인 김 대변인은 "한미연에 대해서는 가장 쉬운 내용들은 보도하지 않고, 기초적인 것은 빠뜨리면서 취재하고 기사 쓰는 방식은 유감"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