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는 8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93-90 신승을 거뒀다. 7전4승제 시리즈에서 첫 판을 따냈다. 역대 챔프전 1차전 승리팀은 21번 중 15번 정상에 올랐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외국인 듀오였다. 디온테 버튼이 양 팀 최다 38점-14리바운드로 펄펄 날았고, 로드 벤슨도 19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골밑을 지켰다.
하지만 김주성(39·205cm)과 윤호영(34·197cm) 고참들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날 둘은 각각 14분46초, 15분54초를 뛰며 6점, 1도움씩에 각각 6리바운드와 2블록슛을 기록했다.
수치 상으로는 대단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승부처 활약이었다. 김주성은 박빙으로 치닫던 4쿼터에만 6점에 3리바운드를 올렸다. 공격 리바운드만 2개였다.
당초 윤호영은 이상범 DB 감독이 꺼낸 승부수였다. 주로 후반에 나왔던 이전 경기와 달리 1쿼터 선발 멤버로 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이 초반 분위기를 내줄 수 있어 윤호영을 냈다"면서 "초반 팀의 중심과 분위기를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과연 DB는 1쿼터 한때 9-0까지 앞서 나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윤호영은 1쿼터만 4점을 넣으며 힘을 실어줬다. 이후 4쿼터 김주성과 함께 베테랑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윤호영과 김주성이 잘해줬다"면서 "4쿼터 한때 승부욕이 과해 김주성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도 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믿고 경기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윤호영은 "전날 감독님께서 미리 선발 출전 얘기를 해주셨다"면서 "내가 생각한 역할과 맞아 떨어졌고, 그래도 이끌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이겼지만 분위기를 띄웠다가 우리가 말아먹은 게 있었다"면서 "동료들과 함께 얘기를 할 부분"이라고 고참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데뷔 후 윤호영은 아직 챔프전 우승이 없다. 데뷔 후 준우승만 3번이다. 간절하지 않을까. 윤호영은 "내가 우승이 간절하다고 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더라"면서 "내가 뛰고 있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베테랑다운 관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