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저커버그가 보낸 메시지 무단 삭제

페이스북 메신저로 보낸 메시지는 이메일처럼 받은사람이 삭제할 수 있지만 보낸사람은 자신의 보낸 메시지 외에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삭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오래전 보냈던 페이스북 메시지가 사라졌다고 테크크런치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익명의 제보자 3명으로부터 나온 증언이다. 이를 페이스북에 확인해달라고 요청하자 페이스북은 "2014년 소니 픽처스의 이메일이 해킹된 이후 내부적으로 경영진의 커뮤니케이션을 보호하기 위해 몇가지 변화를 주었다"며 "저커버그 CEO의 메신저 메시지 보존 기간을 설정했다. 우리는 메시지 보존과 관련한 법적 의무를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메신저 사용자의 받은 편지함에서 메시지를 삭제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밝히지 않았을 뿐더러 해당 수신자에게도 별도로 통보하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저커버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이같은 내용이 사실인지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그러나 "사용자가 자신의 받은 편지함의 메시지만 삭제할 수 있으며 여전히 이같은 방식은 유지된다"고 확인했다. 실제 받은 편지함에는 초기 페이스북 서비스 당시인 2004년 이후부터 주고받은 메시지가 존재한다. 이때문에 페이스북이 밝힌대로 페이스북 임원 외에 일반 사용자의 메시지에는 '보존 기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저커버그 CEO와 임원이 페이스북 일반 규정과 달리 보낸 메시지를 받은 사용자 편지함에서 삭제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제보자 3명의 메신저 받은 편지함에서 수년 전부터 저커버그 CEO로부터 받았던 내용이 모두 사라졌다. 이들은 과거 페이스북에서 근무했거나 페이스북에서 근무하지 않은 인사들이었다. 저커버그나 페이스북과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원치 않아 제보자 3명 모두 익명을 원했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페이스북의 이용 약관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하지 않는 한 사용자의 계정에 있는 콘텐츠를 삭제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회사가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관리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회사 외부인의 계정까지 접근하고 데이터를 삭제하는 경우는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처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서비스를 소유하고 직접 이용하는 경우 더 투명한 운영 책임이 요구된다면서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개인 메시지를 조작할 가능성은 13억 사용자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로 이어진 제보의 경우 오래 전 저커버그 CEO로부터 받은 메시지가 여전히 받음 편지함에 존재한다고 밝혔고, 또다른 제보자는 자신의 메시지도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제보를 종합해보면 페이스북이 주장한대로 오래된 저커버그의 메시지가 보존 기간 만료로 일괄 삭제된 것이 아니라 특정인에게 보낸 메시지만 삭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일각에서는 과거 저커버그 CEO가 지인이나 직원들과 나눈 메시지에 불리한 내용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사전에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이같은 제보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페이스북이 직접 사용자의 계정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백도어를 운영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여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10일과 11일 미국 상·하원에 출석해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관해 증언한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데이터 분석회사인 캠브리지 애널리티카가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록을 수 년간 몰래 수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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