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쓰레기대란 작년부터 신호있었다

- 과대포장 언급량, 2017년 178,139건으로 2016년 보다 38.38% 증가
- 텀블러, 머그컵에 대한 관심은 단기적으로 증가추세
- 일회용품에 대한 부정감성 18%에서 60%로 증가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최재원 이사 (다음소프트)


◇ 박재홍 : <이슈와 빅데이터>시간, 다음소프트의 최재원 이사와 함께 합니다. 이번 주 재활용 폐기물 수거에 변화가 생겨서 말 그대로 대란이 있었죠?

◆ 최재원 : 그렇습니다. 최근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폐비닐·스티로폼 수거 중단으로 국민들의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 이후 가격이 폭락하자 수도권의 선별업체들이 폐비닐 등 일부 쓰레기 수거를 거부해 대란이 벌어진 것입니다.

환경부는 부랴부랴 수도권 선별업체 48곳과 협의해 종전대로 수거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업체가 '깨끗한 폐비닐만 받겠다'고 말해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재활용품 때문에 지자체들의 고민이 큰 상황입니다.

환경부는 대응방안으로 폐비닐·페트병(PET) 등에 대한 EPR 분담금 증액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EPR 분담금은 정부가 정한 재활용 의무량을 채우기 위해 기업이 재활용에 들어가는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에따라 분담금 추가 부담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 예. 사실 문제의 징후는 계속 있었는데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죠. 오늘 전해드릴 분석은 트위터 88억건, 블로그 3억 2천만여건을 조사한 결과인데 차분히 결과를 살펴보죠. 빅데이터상에 이번 정책에 대한 반응은?

◆ 최재원 : 빅데이터를 통해 재활용 쓰레기 대란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1위 ‘충격적’(3,513건), 2위 ‘부담’(1,918건), 3위 ‘혼란’(695건), 4위 ‘논란’(368건), 5위 ‘분노’(288건), 6위 ‘걱정’(253건), 7위 ‘최악’(132건) 등의 부정키워드가 상위에 올랐습니다.

‘충격적’, ‘혼란’, ‘논란’ 등의 반응이 나타나며 이번 대란이 여전히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분노’, ‘최악’등의 반응도 보이며 정부의 대책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자료=다음소프트 제공>

◇ 박재홍: 혼란이 커지자 환경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죠?

◆ 최재원 : 앞서 환경부는 지난 2일 폐비닐 등 수거 거부 사태가 현실화하자 수도권 민간 선별업체 48개사와 회의를 열고 "폐기물 쓰레기 정상 수거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직접 폐기물 쓰레기를 거둬들이는 수거 업체들과는 협의가 부족해 아파트 등 현장에서는 곳곳에서 폐비닐·폐스티로폼 수거 거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꿎은 아파트 경비원들만 "폐기물을 가져가지 않겠다"는 폐기물 수거업자와 "왜 마음대로 버리지도 못하게 하느냐"는 주민들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일 경기 김포시에서는 폐비닐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경비원을 이 아파트 주민이 폭행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재활용 선별업체들과 접촉을 늘려가면서 재활용 쓰레기가 정상 수거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 박재홍 : 사실 이번 주 시행과 번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혼란이 더 커진 상황인데 빅데이터상의 추이와 반응, 특이사항은 어떤가요?

◆ 최재원 : 빅데이터상 재활용에 대한 언급추이를 살펴보면 보통 하루 500건 미만의 언급량을 보이다가 3월 30일을 기점으로 폐비닐 수거 중단이 논란이 되며 언급량이 1,000건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재활용품 분리수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4월 2일에 들어서는 환경부가 폐비닐 분리수거를 종전대로 정상 수거한다고 밝히면서 언급량이 3,500건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재활용에 대한 언급이 감소하는 듯 하였으나 여전히 재활용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4월 4일에는 언급량이 4,211건으로 다시 올랐습니다.

<자료= 다음소프트 제공>

◇ 박재홍 : 몇 년전보다 폐비닐, 폐플라스틱이 실제로 늘었죠. 빅데이터상에 나타나는 원인은 뭘까요?

◆ 최재원 : 어찌보면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예고된 일입니다. 중국으로 폐기물 수출이 막힌 것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의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 형태 변화에 따른 일회용 용기 사용 증가와 유통 업계의 과대포장 등으로 일회용 포장 사용은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상의 언급량을 살펴보면 과대포장에 사용되는 ‘뽁뽁이’는 2016년 128,733건에서 2017년 178,139건으로 언급량이 38.38%나 증가했습니다.

이외에도 ‘일회용품’, ‘비닐’, ‘포장, ‘배달’, ‘종이컵’, ‘테이크 아웃’ 등 재활용품에 속하거나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키워드는 모두 언급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결과는 과대포장, 배달음식, 택배박스, 디자인이 예쁜 패키지를 선호하는 트렌드로 인해 재활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을 불러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료 = 다음소프트 제공>

특히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늘어나면서 일회용품의 사용량도 크게 증가 하였고 또 테이크 아웃 커피 문화가 확산하면서 종이컵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한편, 빅데이터상 ‘텀블러’, ‘머그컵’, ‘친환경’ 등 재활용품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과 친환경에 대한 언급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텀블러’의 경우 2016년 1,130,414건으로 ‘포장’키워드보다 많이 언급되며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863,338건으로 전년 대비 23.6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업계는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자제하는 등 개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선진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큽니다.


유통업계와 자원순환사회연대, 한국순환자원지원유통센터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비닐봉지 연간 사용량은 1인당 420개로 집계됐다. 2010년 기준 유럽연합(EU) 주요국의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에서 핀란드의 4개에 해당하는 수치에 100배에 달합니다.

◇ 박재홍 : 쓰레기 부담으로 인한 소비심리, 변화도 있나요?

◆ 최재원 : 재활용 쓰레기 부담이 가중 되면서 생활에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텀블러’에 대한 언급량은 살펴보면 4월 1일 627건, 2일 1,219건, 3일 1,676건, 4일 1,843건으로 나타나며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에 언급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머그컵’도 마찬가지로 4월 1일 487건, 2일 383건, 3일 611건, 4일 724건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판매자들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식음료 판매점에서는 개인용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가져오는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거나 할인을 해주면서 사용을 독려하는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반응입니다.

<자료 = 다음소프트 제공>

◇ 박재홍 : 이번 대란을 계기로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환경경각심이 좀 바뀌었을까?

◆ 최재원 :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빅데이터상의 반응을 살펴보면, 이번 대란을 계기로 온도차가 확실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대란 전에는 재활용품에 대해 긍정 82%, 부정 18%로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대란 이후 긍정 40%, 부정 60%로 부정적인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 전인 2018년 3월에 재활용품에 대한 감성키워드로는 1위 ‘좋다’(1,738건), 2위 ‘가벼운 마음’(1,353건), 3위 ‘추천하다’(379건), 4위 ‘실용적’(349건), 5위 ‘필요한’(293건), 6위 ‘예쁘다’(278건), 7위 ‘위생적’(181) 등 재활용품에 대한 긍정적인 키워드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재활용 쓰레기 대한 후인 2018년 4월의 감성키워드로는 1위 ‘욕먹다’(1,671건), 2위 ‘충격’(1,150건), 3위 ‘꼼꼼하다’(542건), 4위 ‘심려’(289건), 5위 ‘제한하다’(262건), 6위 ‘분류하다’(179건), 7위 ‘문제 삼다’(148건) 등이 나타났습니다.

‘꼼꼼하다’, ‘분류하다’, ‘문제 삼다’ 등의 키워드가 나타나며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 박재홍 : 재활용 분리배출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어떤 게 있을지?

◆ 최재원 : 국내 재활용 분리배출에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우리나라는 유색, 복합재질 비율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이물질이 많은 상태에서 배출돼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이 낮아 수거를 거부당하고 있는 것 입니다.

국내 아파트 등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불순물을 제외하면 80% 가량이 페트병이어서 페트병의 품질이 가장 중요한데, 국내 페트병은 선진국에 비해 품질이 현격히 낮습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1992년에 재활용이 어려운 무색 이외의 페트병 및 마개, 라벨 등에 대한 사용을 금지해 원료의 질이 우리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가정에서도 깨끗한 상태로 다른 플라스틱과 분리해 배출하는 것은 물론 뚜껑은 별도로 분리하도록 홍보합니다. 이 때문에 배출 및 선별, 회수 과정에서 인건비 등이 적어 가격 경쟁력도 우리보다 높습니다.

폐기물에 대한 품질을 높이게 되면 기막힌 아이디어로 재탄생한 제품을 생산 할 수 있는데, 네덜란드의 도시 암스테르담에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작은 조각으로 만든 뒤 3D프린터에 넣어 만든 흔들의자도 볼 수 있는데요. 정부와 기업 등에서 우리 사회의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규제와 정책 등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 박재홍 : 다음소프트의 최재원 이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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