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대목동병원, 25년간 주사제 나눠 써"(종합)

의료진 7명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 송치 예정

이대목동병원 조수진 교수가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지난해 12월 신생아 네 명이 잇따라 숨진 이대목동병원이 지난 1993년 개원 당시부터 '주사제 나눠 쓰기' 관행을 시작해온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들은 약물의 사용지침을 알아두지 않고, 일부는 감염관리 교육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병원 내 잘못된 관행을 따르거나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해 지난해 12월 16일 신생아 네 명이 오염된 지질 영양제를 맞고 패혈증에 걸려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7명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해당 지질 영양제는 한 용기에 담긴 것을 나눠서 사용하는 '분주' 과정에서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주사제 분주는 지난 1993년 이대목동병원이 개원할 때부터 시작된 관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조수진 교수와 박은애 교수는 지난 2010년 이대목동병원의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을 준비하면서 '처방'과 '투약'을 일치시킨다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환아 1인당 매일 1병씩'으로 처방 기준을 바꾸면서도 간호사들의 분주 관행을 묵인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조 교수와 수간호사 심모(41) 씨 등은 병원 내 감염관리실로부터 간호사 등을 상대로 한 감염 교육 등을 해달란 취지로 신생아중환자실 모니터링 결과를 지속해 보고받으면서도 이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관행이 나아가 신입 간호사 1명이 분주 작업을 맡으면서 '주사 준비자와 투여자가 일치해야 한다'는 간호지침을 위반하고, 분주 후 즉시 사용하지 않는 지질 영양제를 냉장이 아닌 상온에 보관하면서 질본 지침을 어기는 등 또 다른 관행을 파생시켰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서울시의 상급종합병원 13곳을 조사한 결과, 어느 병원에서도 이대목동병원처럼 주사제 나누기를 투여 6~8시간 전에 미리 해두거나 심지어 한 주사제를 7개씩이나 나누진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생아중환자실 내 오래된 위법한 관행을 방치해 악화시킨 것은 물론, 의료진 중 누구도 약물의 사용지침을 읽지 않을 정도로 무책임했다"며 "조 교수와 박 교수, 수간호사 심 씨 등 구속된 3명을 비롯한 의료진 7명을 오는 10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병원은 이 같은 처방 기준에 따라 지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료비를 청구했고 지난 2010년부터 7년 동안이나 요양급여비용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부분 역시 책임자가 누구였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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