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4.3평화재단 양조훈 이사장
◇ 류도성> 우선 평화재단의 입장에서 4.3 70주년의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고 싶으세요?
◆ 양조훈> 4.3 40주년에 진상규명 운동이 시작되었고, 50주년에 특별법 개정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60주년에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퇴행의 길을 걷기도 했는데요.
그런 면에서 4.3 70주년을 맞는 금년은 그동안 온갖 갈등을 뛰어넘어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서 미래로 나아가는 걸음이 시작되었다. 그런 점에 의의를 두고 싶고요. 그래서 이번 추념식의 슬로건도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 라고 정해진 거죠.
◇ 류도성> 이사장님도 개인적으로 4.3과 관련이 깊은 분이시데요. 70주년 추념식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 양조훈> 한마디로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988년 즉,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4.3취재반장을 맡으면서 4.3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당시는 오늘과 같은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어요. 이번 추념식에는 15,000명이라는 인파가 몰렸고 국회의원만도 50명 이상 참석했구요. 일본에서도 한 350명이 올 정도로 4.3의 보편화, 세계화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류도성> 이사장님도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하면서 모시던데요. 대통령의 추념식 방문이 남다르게 다가오셨죠?
◆ 양조훈> 한마디로 요약하면 감동과 공감이 있는 추념식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들구요. 국가폭력의 피해를 대통령께서 인정하고 그 고통과 노력에 대해 사과한 점 이런 것을 먼저 평가 하고 싶구요.
또 유족들이 손꼽아 바라는 4.3특별법 개정에 대해서도 배보상과 국가 트라우마센터 건립 등을 직접 언급하면서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서두에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이렇게 질문했구요.
그래서 또 대통령께서는 오늘 제주도의 봄을 알리고 싶다, 오고 있다. 그래서 4.3이 완전 해결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해서 매우 감동적이었구요. 그래서 엄숙한 추념식인데도 불구하고 모두 11차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과를 다시 해준 것 그 다음에 특별법 개정에 대해 의지를 보여준 것. 이런 것을 평가하고 또 4.3은 완전한 역사가 되었다. 이에 대해 더 이상 논란을 벌이지 말라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 류도성>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사장님에게 따로 전한 메시지는 없었습니까?
◆ 양조훈> 저는 행사 직전에 행방불명 표석을 방문할 때, 그리고 추념식이 끝난 후에 위패 봉안실에 들어갈 때 대통령을 안내하게 됐죠. 그래서 행불표석에서 제가 시신을 찾지 못한, 봉분을 만들 수 없었던 행방불명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표석을 이 자리에 모셨다고 하면서 그 숫자만도 3,896개에 이른다고 설명을 했더니 아주 침통한 표정을 지으셨죠.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유해 발굴 사업, 행방불명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 유해 발굴 사업은 끝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성의를 다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견을 피력하셨구요.
그 다음에 이제 위패 봉안실에서 제가 설명한 것은 노형리를 예로 들면서 이 마을에서는 537명이 희생됐습니다. 이렇게 보고 했어요. 그랬더니 대통령님께서 어떻게 한 마을에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죠.
◆ 양조훈> 일단은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유해 발굴 사업 이것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해서요. 먼저 제주공항 안에 발굴사업을 착수하기 위해 측량이 들어갔구요. 여기서 유해를 발굴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바로 활주로 옆이어서 실제로 여러 가지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4.3의 보편화, 전국화, 세계화 이런 부분에도 매진을 하려고 하고 있구요. 금년에 미국이나 유럽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외국 교수들 초빙해서 4.3학술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구요.
또 제주도 교육청과 함께 해마다 전국 교사 1,000명씩 초청해서 4.3연수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게 한 10년 동안 전국 교사 1만 명을 대상으로 4.3을 제대로 알리는 교육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말씀드릴 수 있구요. 또 우리 재단 내부에서도 홈페이지도 전면 개편하고 추가 진상조사를 위해서 전문 인력을 또 보강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류도성> 제주도의회도 4.3특위를 부활시키고 최근에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는데요. 이사장님이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은 활동을 보여줬다' 이렇게 도의회의 활동을 평가하셨던데, 어떤 말씀하고 싶으세요? 도의회에 주문하고 싶은 부분은?
◆ 양조훈> 제가 도의회 백서발간 편집위원장을 맡아서 도의회가 그 동안 시행해온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과정을 정리해보았죠. 아까 말씀대로 가장 평가하고 싶은 것은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은 활동을 높이 평가했는데 4.3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야가 따로 없었다는 뜻이죠.
가령 1999년 4.3특별법 제정 운동을 할 때에는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도의원들이 오히려 국민회의 중앙당사 앞에서 열심히 시위를 했구요. 또 한 편으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4.3을 폄훼하는 법안을 제출하면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이 이를 반대하는 운동, 성명 이렇게 참여를 했어요.
그래서 4.3 관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도의회가 그런 방향으로 4.3을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의회 내부에 4.3특위가 있을 때와 없을 때는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의 도의회가 6월쯤 끝나고 새로운 도의회가 구성되지만 그 다음 도의회도 4.3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지속적으로 4.3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방향에서 진행됐으면 하는 그런 기대입니다.
◆ 양조훈> 현재 각자 발의된 그 4.3특별법개정안이 국회 행자위에 계류됐는데 아마도 여러 명이 법률안을 냈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겁니다. 저는 그때 4.3유족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수정됐으면 하구요.
이번 4.3추념식에 여야 대표가 모두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국회의원 50여명이 직접 참석해서 현장의 분위기를 보았기 때문에 아마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개인적으로도 좋구요. 평화재단 이사장의 입장에서도 좋구요. 4.3의 과제 가운데 이거 하나만큼은 시급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과제가 있습니까?
◆ 양조훈> 어쨌든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하구요. 이번 추념식에서 대통령께서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 잡았다. 그것을 선언한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온 국민이 4.3을 제대로 알고 알리는 일에 우리가 참 중요하고 시급하다 이렇게 보구요. 또 한편으로는 4.3문제를 놓고 과거처럼 낡은 이념논쟁을 벌이는 것 이제는 제발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 류도성>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주4.3평화재단의 양조훈 이사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