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쏘아올린 남북 화해 '파란불'…北 관중 열광

남측 태권도시범단 16년 만에 치른 평양공연 성료

1일 오후 4시(평양시각)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단독 공연을 보이고 있는 남측 태권도 시범단. 2, 3좌석을 가득 메운 경기장에서 품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방북 중인 남측 태권도시범단이 16년 만에 치른 평양공연으로 새 국면을 맞이한 남북 화해 분위기에 파란불을 쏘아 올렸다.

우리측 태권도시범단은 1일 오후 4시 40분(이하 남측 시간)부터 평양 태권도전당 2300여 관람석을 가득 메운 북측 관중들 앞에서 50분가량 단독공연을 선보였다.

'점화, 가슴에 불을 붙이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경쾌한 리듬에 맞춘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을 알렸다. 불이 꺼진 무대에서는 성냥 켜는 소리와 함께 촛불이 켜졌고, 어둠 속에서 도를 연마하는 스승과 제자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스승으로부터 불 켜진 촛불을 전달받은 제자들은 절도있는 품새로 관객에게 어필했다.

공연 클라이맥스는 시범단의 트레이드마크인 발차기 시범이었다. 화려한 고공격파, 감각격파 등이 이어지면서 객석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도복 띠로 눈을 가린 단원이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격파할 때는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여성 단원들이 부채춤을 동반해 선보인 품새는 예술적 완성도를 더했다. 아리랑에 맞춰 품새와 격파를 선보인 무대로 이날 공연은 마무리됐다.

이날 공연에는 북측 체육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호 내각 사무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이 그 면면이다.

남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이 함께했다.

1일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남측 태권도 시범단 단독공연을 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우리 태권도시범단이 북을 찾아 공연을 펼친 것은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지난 2002년 9월 대한태권도협회가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 공연을 선보인 이래 16년 만이다.

공연을 관람한 최휘 위원장은 "(남측 시범단이 공연을) 성의있게 준비했다"며 "태권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점을 서로 배워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측 태권도시범단은 이날 공연에 이어 2일 오후 4시 30분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이어 이튿날인 3일 밤 전세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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