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굿바이 무도'-희로애락] '유재석·김태호'로 본 '무한도전'의 시작과 끝
② [굿바이 무도-'희'로애락] 단체대상·법안발의·우표발행…'무도'만의 빛나는 순간들
③ [굿바이 무도-희'로'애락] 음주운전부터 김치전까지…'무도' 웃지 못할 '흑역사'
④ [굿바이 무도-희로'애'락] 멤버도 시청자도 울게 한, '무도'의 짠한 순간들
⑤ [굿바이 무도-희로애'락'] "우리에게 '무도가요제'는 'OO'이다"
끝.
2007 강변북로가요제를 시작으로 2009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2011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2013 자유로가요제, 2015 영동고속도로가요제까지. 장르 불문 수많은 인기 뮤지션들이 참여해 '무도' 멤버들과 이색적인 '케미'를 발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다채로운 무대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파급력은 실로 대단했다. 특히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했는데 '무도가요제'를 통해 탄생한 곡들이 음악사이트 최상위권을 '싹쓸이' 하는 진풍경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이 때문에 '무도가요제'가 열리는 시기에 신곡을 들고 컴백한 가수들은 기를 펴지 못 하고 진땀을 흘리기도.
CBS노컷뉴스는 '무한도전' 종영을 맞아 역대 '무도가요제'와 함께한 뮤지션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연 그들에게 '무도가요제'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 제시카 "'서프라이즈 선물' 같았던 시간"
당시 최고의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활동하던 제시카의 '무도가요제' 합류는 그 자체로 이슈였다. '얼음공주'로 불리던 제시카가 '욱' 캐릭터 박명수와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명카드라이브'라는 팀으로 뭉쳐 만들어낸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고, '냉면'은 현재까지도 오랜 시간 사랑받는 곡이 됐다.
그는 "해마다 여름하면 '명카드라이브'의 '냉면' 을 생각해주시고,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기쁘고 뿌듯하기도 하다"는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또, "'무도가요제'는 저에게 '서프라이즈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기억으로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 타이거JK "'진정한 축제'였습니다"
한국 힙합의 전설 타이거JK와 윤미래도 '무도가요제'와 함께했다. 두 사람은 2009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당시 'MC 유' 유재석과 '퓨처라이거'라는 팀을 결성, 힙합과 삼바 리듬을 결합한 곡 '렛츠 댄스(Let's Dance)'로 신나는 무대를 꾸며 무더위를 한방에 날렸다.
타이거JK는 "'무도가요제'는 '진정한 축제'였다"며 "어른들부터 아이들까지 모두가 함께 뒤며 열광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음악 인생에서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한 순간이었고, 시야를 넓히게 된 계기였다"고 했다.
타이거JK는 "무대 오르기 전 손에 땀이 철철 흐르고, 바들바들 떨며 긴장했던 (유)재석이 형, 그보다 더 긴장하던 미래를 보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저 역시 덩달아 덜덜 떨어서 너무 떨어서 동선이 다 엉망이 되었던 기억도 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무도' 팬으로서 '무도가요제'와 함께해 기쁘고 그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10cm "'완벽한 페스티벌'이었죠"
홍대씬 대표 주자로 꼽히던 10cm(십센치)도 그랬다. '너 정말 죽을래 사귈래~ 아니면 나랑 살래 어떡할래!'. 10cm는 2011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에서 하하와 짝을 이뤄 직설적인 가사가 돋보인 곡인 '죽을래 사귈래' 무대를 선보여 자신들의 존재를 대중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10cm 권정열은 "무대, 연출, 라인업은 물론이고 관객분들까지, 그 어떤 음악 페스티벌보다 완벽하고 설레는 무대였다"고 '무도가요제'를 추억했다. 호흡을 맞춘 하하에 대해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음악에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형이었고, 그래서 더 재밌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솔직히 다른 멤버를 원했었다"는 속마음을 살짝 드러내기도.
또한 그는 "저희는 다른 팀들과 다르게 '센치한 하하' 팀은 두 곡을 준비했었는데 관객분들의 뜨거운 앵콜 요청 덕분에 '찹쌀떡'까지 부르게 돼 기뻤다"면서 "돌아보면 그 모든 게 하하 형의 철저한 계산대로 흘러갔던 것 같다"며 웃었다. 끝으로 권정열은 "'무도가요제'는 10cm가 지금의 10cm일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라며 "늘 감사하고 있고, 언젠가 또 그 무대에서 다 함께 만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장기하 "'무도가요제'는 '친구' 같은 존재"
이미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던 이들은, '무도가요제'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더욱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일본 출신 기타리스트 하게와 요헤이는 '양평이 형'이라는 친근한 별명을 얻기도.
밴드의 프론트맨 장기하는 "'무도가요제'는 '친구'다. 제작진과 멤버들 모두 '한 번 친구는 쭉 친구!'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라며 "오랜만에 뵈어도 언제나 진심으로 반갑게 인사해 주셔서 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무도가요제'는 뮤지션들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그만큼 자세히 담아줬다. 예능이지만, 재미를 위해 음악에 허투루 접근하는 법이 없었다. 같은 시기에 방영된 어떤 음악 프로그램보다도 더 음악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열받게 하지 마라' 사건을 잊을 수 없다"며 "촬영 때 제가 뭐라도 재밌는 일화를 얘기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꺼낸 말인데 하하 형이 약간 '멘붕'에 빠진 것 같아 미안했다"고 했다. 이어 "실수한 건 아닐까 싶어 당시 (노)홍철이 형에게 상담을 받기도 했었다"며 "다행히 홍철이 형도, 하하 형도 괜찮다고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청자들에게 "재밌게 봐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제가 부탁드리지 않아도 그렇게 해 주시겠지만, 오랫동안 '무도가요제'를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오혁 "기회와 용기를 준 '파도'였어요"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나만 알고 싶은 팀'으로 불리며 점차 주가를 높여가던 혁오는 '무도가요제'를 계기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세 밴드'로 떠올랐는데, 방송이 시작된 이후 이들의 곡 '와리가리'는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호흡을 맞춘 정형돈에 대해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 저를 처음부터 똑같이 대해주셨던 한결같은 형이었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오혁은 "저 또한 '무한도전'의 애청자였기에 종영이 너무 아쉽다"며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 정말 감사했고, 곧 다시 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유희열 "'무도가요제'='그래, 우리 함께'"
유희열은 "'무도가요제'와 함께한 시간을 '그래, 우리 함께'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오랜 세월 동안 서로가 함께한다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게 해줬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도가요제'와 함께 세 곡을 탄생시킨 그는 '무한도전'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같이 했던 노래들처럼, 어떤 시절의 기억으로 계속 남아있을 '무한도전', 감사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