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DB는 무려 22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이는 KGC인삼공사가 기록한 수비리바운드 19개보다 많았다. 한 팀의 공격리바운드 개수가 상대 팀의 수비리바운드 개수보다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즉, KGC인삼공사의 수비 코트에서 발생한 총 41번의 리바운드 기회를 DB가 더 많이 살린 것이다. 수비하는 팀이 상대의 공격 실패에서 비롯되는 수비리바운드를 잡을 확률은 상대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을 확률보다는 당연히 높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2차전에서 수비 성공의 마침표라 할 수 있는 수비리바운드를 장악하지 못했다.
공격리바운드만 12개(수비리바운드는 7개)를 잡아낸 DB의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의 위력이 그만큼 대단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에너지'가 부족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DB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KGC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4경기(3승1패 승)를 치렀다. 3차전 도중 주축 빅맨 오세근이 다친 바람에 나머지 선수들이 한발 더 뛰는 농구를 해야만 했다.
성과는 좋았다. KGC인삼공사는 6강 3,4차전에서 각각 21, 20점차 승리를 거뒀다.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래서 4강 1차전 승부가 중요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8일 원주 1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접전 끝에 93-100으로 졌다.
1차전 패배 이후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발놀림은 평소보다 무거워보였다. 6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에 따른 체력 소진 여파가 2차전에서 드러났다.
리바운드 숫자 차이가 이를 증명한다. DB는 총 54개를 잡았고 KGC인삼공사는 29개에 그쳤다.
슛 실패가 많을수록 상대가 수비리바운드를 잡을 기회도 많아진다. KGC인삼공사의 야투 성공률은 35%, DB는 45%였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5개의 차이는 너무 크다.
DB는 공격리바운드 공세를 발판삼아 상대보다 더 많은 슛 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KGC인삼공사의 총 슛 시도 횟수는 72회, DB는 무려 83회였다.
결국 DB는 KGC인삼공사를 94-73으로 누르고 파죽의 2연승을 달렸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더 하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된다.
프로농구 역사상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독식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사례는 없다.
두 팀의 3차전은 오는 4월1일 안양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다.
로드 벤슨이 23점 19리바운드로 활약했고 디온테 버튼은 29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두경민은 15점을 보탰다.
지난 1차전이 끝나고 자유투 성공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추가 연습을 자청했던 버튼은 이날 자유투 9개를 던져 6개를 넣었다. 시즌 성공률(74%)보다는 다소 낮았다.
KGC인삼공사에서는 22점을 올린 데이비드 사이먼과 21점(3점슛 5개)를 기록한 전성현의 분전이 돋보였다. 하지만 체력 열세에 발목이 잡혔다. 큐제이 피터슨은 16분동안 출전해 야투 시도 10개 중 2개 성공에 그치는 등 6득점에 머물러 팀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