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위헌·위법·편법 총동원한 국정농단"

지난 2015년 10월 14일 저녁 국회 주변에 설치된 새누리당 국정교과서 홍보용 현수막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청와대가 독단적으로 기획·결정하고, 정부가 위헌·위법·편법을 총동원해 국정을 농단한 사건으로 드러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28일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독단적으로 기획하고 결정한 데 이어 여당인 새누리당,교육부, 관변단체 등을 총동원해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교과서 편찬과 내용 수정과 같은 세부적인 사안까지 일일이 점검하고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교육부가 청와대의 지시에 적극 동조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청와대의 국정화 논리를 홍보하고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등의 기관을 동원해 실무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박근혜 정부가 민주적 절차를 무력화시키면서 위헌·위법·편법을 총동원하여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역사교과서 편찬에 직접 개입해 국정을 농단한 사건이었다"라고 규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면서 거의 모든 역사학자들과 역사교사들의 반대는 물론 대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학생과 학부모․교사와 역사학자를 포함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과정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 청와대가 무리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집행 과정에서 헌법 가치를 위반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많은 실정법 위반 사항과 편법 동원 사실 등을 확인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교육부는 초기부터 단지 '청와대 지시', '장·차관의 지시'라는 이유로 많은 위법행위를 기획하고 실천했으며, 이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익을 추구해야할 책무를 잊어버린 행위라고 판단했다.

진상조사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국정화 비밀 TF 부당 운영, 국정화 반대 학자 학술연구지원 불법 배제, 홍보비 불법 처리 등을 기획·지시한 청와대와 이를 실무자에게 전달한 자들에 대해 직권남용, 횡령·배임 등으로 수사의뢰할 것을 교육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7개월간 폭넓은 조사활동을 진행했으나 청와대와 국정원 등 관련 기관의 문서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국정화 추진에 관여된 청와대 관계자의 책임을 규명하는 데 여전히 미진함이 있었다며, 주요 위법사항에 대한 신속하고도 철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방지 대책으로 국정화 관련 위법 행위자 처벌, 역사교과서 발행과 관련한 제도 및 법규 개선, 역사교육을 위한 공론의 장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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