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삼성 에버랜드 땅값 급등과 관련해 당시 담당 국토부 공무원들은 내부 감사 과정에서 이렇게 해명했다.
삼성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였던 에버랜드 땅값이 민감한 시기에 급등 한 것은 대기업의 재산세를 현실화하기 위한 취지였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된 것은 지난 2015년 7월.
그런데 공교롭게도 당시 에버랜드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년대비 최대 300% 넘게 올렸다. 2015년 국토부는 한곳(용인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148)이었던 에버랜드 내 표준지를 분할해 7곳으로 늘렸다. 2014년만해도 가격은 m²당 8만5000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에는 갑자기 가격이 급등해 가실리 167-3은 40만원, 가실리 88은 32만원이 됐다. 비율로 따지면 각각 371%와 229%가 오른 것이다.
나머지 땅들도 각각 76%, 88%, 112%가 뛰었다. 새로 표준지가 된 마성리 산19만이 13.5% 가격이 하락했다.
이런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배경이 돼 에버랜드를 소유한 제일모직의 가치는 삼성물산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됐고, 제일모직 주식 1주를 삼성물산 주식 3주로 인정해 합병이 이뤄졌다. 제일모직의 매출은 삼성물산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과연 오비이락(烏飛梨落)이었을까.
에버랜드 땅값 변동은 다른 10대 기업 소유 부동산과 비교하면 정상적인지 여부를 가늠해볼수 있다.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10대 대기업 소유 부동산 현황' 자료를 보니, 같은 기간 에버랜드만큼 가격이 오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잠실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제2롯데월드 부지는 6.5% 오르는데 그쳤고, KT광화문 빌딩이 4.8%가 올랐을 뿐이다.
그나마 땅값 상승이 컸던 강남구 삼성동의 현대차 글로벌센터가 31.4%, 서초동 삼성생명 서초타워가 28.8%가 올랐다.
에버랜드 땅값과 비교했을때 상승률이 '수십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이다.
대기업 부동산 가격을 올려 재산세를 더 걷으려했다는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오히려 에버랜드 땅값만 치솟아 조세 차원에서만 본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상식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 감사중이라 특별히 언급할 말이 없다"면서 "언론 의혹처럼 부정한 컨넥션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있는 그대로 발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전체 땅값을 기준으로 하면 19% 상승했을 뿐"이라며 "합병비율은 주가 기준으로 산정되는 것이라 땅값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