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미세먼지 묻을라…차단 스프레이에 방풍 안경까지

편의점 생수·마스크 매출 급등…공기청정기 판매도 '불티'

수도권에 이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바라본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황사 경보에도 평소 미세먼지 마스크를 잘 하고 다니지 않던 회사원 김모씨는 27일 "마스크를 하고 가라"던 아내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한눈에 봐도 뿌연 공기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던 김씨는 입을 손으로 가리고 급한대로 회사 앞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찾았지만 모두 동이 나 200미터 떨어진 곳까지 가서야 겨우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김씨는 "급한대로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했는데 매진돼 발품을 팔아야 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서풍의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유통업계의 미세먼지 관련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27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전주 대비 마스크 매출은 91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렌즈세정액 29.1%, 목캔디와 호올스 등 민트캔디 26.4%, 물티슈 24.8%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24~25일 동안 마스크 판매량이 전년대비 522.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ml 이하 생수의 매출도 26.7% 늘었다. CU 역시 마스크 매출이 511%, 생수와 손세정제는 각각 9%, 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마스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로 해당 제품 매출이 수직상승곡선을 기록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19일부터 25일 간 티몬의 마스크 매출은 지난 2월 같은 기간 대비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F 80 등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마스크 매출은 무려 304% 늘었다. 일반 마스크 판매량도 26% 상승했으며 산업용 방진마스크 매출 역시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구매한 소비자는 30대 여성이 42%로 가장 많았고, 40대 이성 여성 24%, 20대 여성 15% 순이었다. 남성의 마스크 매출 비중은 19%로 낮았지만 지난해 3월 15%가 비교했을 때 4%P 상승했다.

마스크만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이색 아이템도 인기다.

소셜커머스 쿠팡의 경우, 의류와 패브릭에 가볍게 뿌려 미세먼지 흡착을 방지할 수 있는 '미세먼지 차단 스프레이'와 외출 후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된 코를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는 '코 세정기' 등 상품에 대한 매출이 증가추세다.

또 언제 어디서든 LED 색상 변화로 공기오혐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와 차 안, 사무실 책상, 아이 공부방 등 어디서든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휴대용 이동식 공기청정기' 도 관심을 끌고 있다.

자전거를 탈 때 주로 쓰던 방풍안경은 미세먼지 방지용 물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방풍안경 업체 관계자는 "옆 부분이 실리콘으로 붙어있다 보니 안구건조증이 있는 분이나 미세먼저, 꽃가루에 민감한 분들이 최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 덕에 마트 정육코너는 돼지고기를 사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주부 정모(60)씨는 "돼지고기가 먼지를 쓸어내 준다는 말이 있어서 어제도 삼겹살을 먹고 오늘도 목살을 또 샀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19일부터 25일까지 삼겹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했다. 독소 배출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미나리와 브로콜리 매출도 각각 16.3%와 6.1% 늘었다.

미세먼지를 정화해 주는 공기청정기 역시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유통업계는 관련 제품 판매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15일까지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4개 점에서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대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1월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공기청정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1.7% 이상 급증했다"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극초미세먼지도 걸러내는 고성능의 유명 수입 브랜드 공기청정기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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