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의원은 이 여성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졌을 것으로 의심하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을 통해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 씨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발생 당일 자신이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기록이 담긴 증거를 공개했다.
A 씨는 "지난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 렉싱턴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며 "그날 오후 5시 37분까지 정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기록을 최근 찾았다"고 말했다.
최근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지난 기록을 살펴본 A 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5분 처음으로 레스토랑에 들어섰고, 37분에도 정 전 의원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어둔 기록을 발견했다고 한다.
A 씨는 "정 전 의원을 1시간 정도 기다려 2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만났는데 '남자친구는 있냐', '뭘 해주고 싶었는데 감옥으로 가게 돼 안타깝다'는 등의 말을 해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이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을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일 함께 올린 사진에도 기존에 진술했던 레스토랑의 테이블, 옷걸이 등이 찍혀있어 제 진술이 당시 상황에 부합한다는 것을 뒷받침해준다"며 "명확하지 않은 기억을 내세우는 순간 오히려 혼선을 가중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동안 시간대 논란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자라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1년 동안 수감됐던 사건의 재심을 청구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던 날 첫 기사가 나왔을 때도 의혹이 있었지만, 오늘 같은 시간대에 또 미투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분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것은 정치적 저격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오늘 재심 청구는 대한민국의 권리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A 씨가 정치적 의도를 가득 담고 있고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A 씨는 "BBK 사건과 이 사건은 연관성이 없다"며 "(정 전 의원 측이) 알리바이 공방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미투'의 본질을 흐리는 자가 과연 누구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