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만 두 차례' KCC-전자랜드, 마지막 승부는 뜨거웠다

6강 PO 최종전이라 더 치열했던 분위기, 그래도 사고는 없었다

26일 전주에서 열린 KCC와 전자랜드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양팀 선수들이 두 차례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특별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 제공=KBL)

플레이오프 최종전은 잔인한 승부다. 승패의 희비가 너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승자는 다음 라운드로 가지만 패자는 집으로 간다.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는 26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승부를 펼쳤다. 선수들의 몰입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신경도 날카로웠다. 경기 중 두 차례나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KCC가 40-22로 앞선 2쿼터 막판, KCC 가드 신명호와 전자랜드 빅맨 강상재가 서로 얼굴을 붉혔다. 브랜든 브라운의 공격자 파울이 불린 순간 신명호는 강상재를 향해 화를 냈고 강상재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선수들이 달려와 둘을 뜯어말렸다.

앞서 강상재가 자신을 박스아웃하는 신명호를 뒤에서 팔로 강하게 미는 장면이 있었다. 이에 신명호가 발끈한 것이다.


신명호와 강상재에게 나란히 테크니컬 파울이 부과했다. KCC 이정현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정현은 두 팔을 벌려 선수들을 말리는 역할을 했지만 심판은 그에게 티(T)자 사인을 그려보였다.

KCC가 승기를 굳힌 4쿼터 종료 4분59초 전에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KCC 안드레 에밋이 정영삼에게 공격자 파울을 했다. 도움수비를 하는 정영삼의 얼굴을 팔로 쳤다. 고의는 아니었다. 에밋은 5번째 반칙으로 퇴장.

이때 전자랜드 브라운이 공을 잡기 위해 달려들자 에밋이 다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브라운을 밀었다. 그러자 전자랜드 박찬희가 에밋을 힘껏 밀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또 한번 묘한 기류가 흘렀다.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심판은 에밋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부과했다. 에밋이 이미 퇴장당한 상태라 벤치 테크니컬 파울이 됐다. 박찬희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선수들을 말리기 위해 코트로 뛰어든 김태진 전자랜드 코치는 퇴장 조치됐다.

치열했던 승부 끝에 KCC는 전자랜드를 79-64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마지막 5차전이었기에 벌어진 신경전이었다.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고 경기 후에도 아무 문제 없었다.

강상재는 2쿼터 막판 신명호와 신경전을 벌인 직후 장내가 정리되자 먼저 신명호에게 다가가 사과했다. 신명호도 강상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강상재는 경기가 끝나고 KCC 선수들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를 건네면서 코트를 떠났다. 극명한 승패의 희비 속에서 양팀 선수들은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승부는 승부일 뿐, 양팀 선수들은 잠시 뜨거워졌던 감정을 경기가 끝나자마자 내려놓았다.

이정현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멋진 경기를 펼친 전자랜드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다"며 "배운 점이 많았다. 전자랜드의 한발 더 뛰는 농구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우리가 더 성숙해진 것 같다"며 패자를 다독였다.

추승균 KCC 감독 역시 "승패는 갈렸지만 6강에서 함께 뛴 유도훈 감독님, 선수들, 코칭스태프에게 너무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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