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국내 기업들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을 방문해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수출한 원전이다. 우리는 원전기술을 수입하던 시대에서 수출하는 시대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현지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UAE 최초이고 중동 최초의 원전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바라카 원전 건설 성공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수주를 위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에 대해 "세계적으로 많은 원전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것과 달리 바라카 원전은 공사기간 준수, 안전성, 경제성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막, 고온 등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해외 원전건설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며 "어제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도 우리 기술에 전폭적인 신뢰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UAE는 탈석유 시대를 내다보며 에너지원과 산업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바라카 원전은 UAE 기초 인프라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미래성장동력을 개척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최초의 원전을 우리 기술로 만들어내면서 양국간 협력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며 "양국 기술력과 자본이 성공적으로 결합한 바라카 협력 모델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풍부해지고 깊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원전 분야에서 함께 손잡고 제3국 공동기구를 모색할 것"이라며 "양국 협력은 에너지 산업, 보건의료, 반도체, 과학기술, 항만운영, 농업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준공돼 가동되면 세계 원전 중 최초로 3세대 원전의 상업운전과 사막에서의 최초 원전 건설을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며 "준공까지 남은 일정도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와 치열한 경합 끝에 2009년 12월 수주한 UAE 원전은 계약금액 약 186억 달러(약 21조원)에 APR1400형 한국형 원전 4기(총 5.6GW 규모)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2014년 5월 설치된 1호 원자로는 지난해 10월 주요 기기 설치 및 기능시험을 완료했고, 오는 5월쯤 핵연료를 장전한 뒤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 떨어진 바라카 현장에서 근무 중인 우리나라 노동자 20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원전 여성 근로자인 오소명씨가 "사내커플로 다음 달 결혼하는데 대통령께 청첩장을 드리고 싶어서 준비했다"며 "앞으로 결혼생활에 큰 힘이고 영광일 것 같다"고 깜짝 청첩장을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두 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어떻게 신혼여행은 한국으로 가나, 회사에서 신혼여행 충분히 보내줍니까?"라고 물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