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는 26일 오전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 감사에 들어갔다. 문체부 체육정책과(2명)와 대한체육회 감사실(2명), 종목육성부(1명), 평창올림픽 지원부(1명),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1명)에서 모두 7명이 감사단을 이뤘다.
감사단은 연맹 회의실을 감사장으로 쓰면서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동안 감사를 진행한다. 이번 감사는 지난 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체부에 빙상연맹의 특정감사를 요구해서 실시됐다.
일단 다른 사안과 달리 기간과 인원을 늘렸다. 감사단의 김현목 문체부 체육정책과 행정사무관은 "체육단체들에 대한 감사는 보통 1~2주 정도, 4~5명의 인원이 투입된다"면서 "그러나 이번 경우는 워낙 사안이 많아 감사 기간과 인원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방향성을 갖는 게 아니라 정말 객관적인 입장에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감사는 일단 지난달 논란이 됐던 '왕따 주행'에 따른 대표팀 운영 문제를 다룬다. 더불어 노선영(콜핑팀)이 올림픽에 앞서 출전 자격을 잃었다가 회복된 과정에서 연맹의 행정적인 문제 여부,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한체대)의 폭행 사건 등에 대한 감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 사무관은 "당사자들인 만큼 기본적으로 불러서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면서 "일단 자료를 검토한 뒤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보름(강원도청)의 경우는 부르지 않을 방침이다. 김 사무관은 "김보름은 최근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아 선수 보호가 먼저이기 때문에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왕따 주행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김 사무관은 "김보름, 박지우 등 앞서간 선수들이 정말 관중 함성 때문에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못 들었을 수 있다"면서 "뒤처진 노선영도 당일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아 따라잡을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일단은 의견을 청취하고 감사 결과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삼자 대면'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특히 '왕따 주행'의 원인이 된 노선영의 3번 배치 작전이 자발적이었는지에 대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당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의견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감정이 격화해 자칫 갈등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김 사무관은 "일단 각자 의견을 따로 들어보고 추후 질문을 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연맹 행정, 또 빙상계 파벌 논란의 대상자들도 필요하다면 부른다는 계획이다. 김 사무관은 "아직까지 전명규 연맹 부회장을 부르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감사를 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연락을 할 것이고, 파벌과 관련해 누구든 자료를 제시하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게시판에 역대 최다인 61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청원한 '왕따 주행'의 진실과 빙상연맹의 행정 문제. 과연 문체부가 이번 특정 감사에서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