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SK 와이번스의 간판 스타 김광현은 복귀 첫날부터 그라운드 안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야구장에서는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야구장 밖에서는 '기부 천사'가 되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광현은 지난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2연전 둘째 날 경기에서 장발을 휘날리며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SK는 5-0으로 이겼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2017시즌을 통째로 결장한 김광현은 야구 팬의 이목이 집중된 복귀전에서 승리를 챙기며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김광현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1년만의 복귀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발걸음 못지 않게 의미있는 발걸음을 뗐다.
김광현은 인천 지역의 미용실로 이동해 겨우내 길게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랐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광현은 지난 2월2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모발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광현은 "시즌 첫 등판 이후 머리카락을 자르겠다는 내 자신과의 약속과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전부 지킬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머리카락을 기르는 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막상 자르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이제 나는 잘랐으니 지금도 머리를 기르고 계신 감독님을 응원하겠다. 팬 여러분들도 저와 같이 감독님을 응원해주시고 나아가 소아암 어린이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광현뿐만 아니라 장발이 트레이드 마크인 트레이 힐만 SK 감독 역시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모발 기부 행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는 힐만 감독과 김광현이 모발 기부 의사를 밝힌 이후 모발 기부에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토탈헤어솔루션 기업 하이모와 기부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기로 합의했다.
김광현이 기부한 머리카락은 하이모에게 전해진다. 하이모는 2000년부터 추진한 ‘러브 헤어’ 캠페인을 통해 기부받은 모발로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한 가발을 제작, 증정해왔다.
SK와이번스와 하이모는 오는 27일 kt 위즈와의 경기에 앞서 소아암 어린이 돕기 캠페인인 '앤서 투 캔서(Answer to Cancer)' 실천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한다. 김광현이 직접 본인의 모발을 하이모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광현이 기부한 모발은 가발로 제작돼 추후 소아암 어린이에게 전달된다.
한편, SK는 소아암 어린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헌혈이라는 점에 착안해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헌혈 촉진 캠페인도 함께 전개한다. 27일부터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헌혈증을 갖고 현장에서 일반석 티켓을 구매하는 팬들에게 1,000원 할인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