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탓이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종종 박주호를 불렀지만, 신태용 감독 부임 후에는 명단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박주호는 선택을 내렸다. 이적이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K리그로 향했다.
K리그1(클래식) 2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경기를 뛰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신태용 감독도 부임 후 처음 박주호를 불렀다. 지난해 6월 이라크전 이후 9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였다.
신태용호의 측면 자원은 풍부했다. 왼쪽은 김진수(전북)와 김민우(상주)의 경쟁이 뜨거웠고, 오른쪽도 최철순(전북)이 있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도 1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신태용 감독이 박주호를 뽑은 이유는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능한 멀티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24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전에서 측면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4-3-3 포메이션에서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오른쪽에 섰고, 4-4-2 포메이션으로 바뀔 때는 기성용의 파트너로 나섰다.
공격도, 수비도 확실히 감각이 올라온 모습이었다.
전반 7분 권창훈(디종FCO)의 선제골을 도운 패스는 감각적이었다. 상대 수비를 살짝 넘기는 재치 있는 패스였다. 또 후반 11분에는 직접 중거리 슛까지 때렸다.
수비 가담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2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민재(전북)의 자책골로 실점했지만, 후반 중반까지 큰 실수 없이 버텼다. 박주호는 기성용과 함께 포백라인 앞에서 북아일랜드 공격수를 저지했다.
"유럽에서 경쟁하면서 개인적으로 노하우가 생겼다"던 자신감대로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박주호는 후반 22분 기성용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박주호는 출국에 앞서 "뒤를 돌아볼 것도, 생각할 겨를도 없다. 10분, 5분이 주어져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판단은 감독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호의 말대로 판단은 신태용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충분히 경쟁력은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