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상기후로 물 부족보다는 비가 많아져.. 홍수예방에 주력할 필요있다
-20년간 요구된 물관리 일원화, 4대강 사업 이후의 생태복원.. 물 관련 현안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농업용수 무료 사용으로 지하수 고갈..식수 공급에 우선하는 정책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 높다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김범철 교수(춘천 국제물포럼 공동조직위원장)
오늘(3.22)은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지정된 '세계 물'의 날이죠.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심각한 가뭄과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한 일원화 대책, 4대강 사업이후의 생태복원 등 우리 사회에도 물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시사포커스 목요초대석, 오늘은 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김범철 교수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윤경>교수님 안녕하세요?
◆김범철>네, 안녕하세요.
◇박윤경>오늘이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세계 물의 날인데요.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위기가 물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 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죠.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과 수질오염의 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을 환경학자로서 그 누구보다 심각하게 바라보고 계실 것 같아요?
◆김범철>물 부족은 궁극적으로는 인구증가와 연관이 있습니다. 인구가 증가하는데 수자원은 한정돼 있고, 1인당 물 사용량은 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문명이 발달하고 식량생산도 늘면서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됐습니다. 또 여러 가지 물질들을 사용하다보니 그것을 버리는데 사용하는 폐수가 많이 발생해 수질오염도 심각해집니다. 문명발달과 인구증가가 원인이라고 봐야겠죠.
◇박윤경>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되며, 가뭄과 폭우가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어떻게 보시는지?
◆김범철>이상기후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다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좋은 편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주로 물의 부족보다는 비가 늘어나는 쪽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홍수피해를 예방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고, 강수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가뭄과 폭우 대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잘 진행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윤경>이에 따라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물관리 일원화가 가져올 효과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지요?
◆김범철>그 얘기가 나온 지는 20년도 넘었습니다. 관리의 주체가 예를 들면 국토부와 환경부 농림부 등 여러 부서로 나뉘어있고, 지역별로 다른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다 보니 '효율이 매우 나쁘다,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물 관리의 효율을 높이자는 개념으로 통일된 일원화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고요. 한편으로는 물을 관리하는 가치관이나 패러다임이 부처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쪽에서는 댐을 더 짓고 물을 이용하고 확보하려는 부서가 있는가하면 한쪽은 자연을 복원하고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부서가 있다. 서로 상충되는 의견들이 있기에 잘 조화되는 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반성 때문에 일원화를 많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범철>식수 부족에는 우선 수돗물의 누수현상도 많고요. 식수 전용댐이나 공급능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하수를 연구하는 분들은 잘 보호했다가 가뭄 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지하수가 농업용수로 사용된다든지 평소 남용되지 않도록 잘 보존했다가 가뭄 때만 (식수로)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가뭄 때에 농업용수로 지하수를 남용하게 되면, 지하수가 고갈돼 식수로 쓸 수 있는 지하수도 없어지게 되는 거죠.
◇박윤경>농업용수는 현재 무료로 공급되나요?
◆김범철>과거에는 조금 돈을 받았는데, 안 받은 지가 몇 십 년이 됐다. 물이 사용되는 용도로 보면 농업용수 사용이 6~70%이상 됩니다. 그러다보니 남용되고 상수원, 음용수로 쓸 수 있는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회의적인 학자들도 있습니다.
◇박윤경>물 공급과 수요 대책뿐만 아니라 수질 개선과 생태 복원 역시, 지속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한 주요 현안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 4대강의 생태복원, 재자연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요?
◆김범철>4대강 보가 만들어진 위치를 보면 수자원으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은 위치에 만들어진 게 많습니다. 물이 부족한 지역과 거리가 너무 먼 곳에 위치해 가뭄에도 수자원 공급을 많이 못한 것도 있습니다. 또 가둬둠으로 녹조현상이 많이 생기면서 이것을 가둬둘 필요가 없지 않냐는 지적으로 4대강 보의 물을 빼 수위를 낮추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재자연화할 것이냐는 것은 계속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계획을 만들려면, 오랜 세월동안 계획을 세워 존속할 건지 결정할 것이라 봅니다.
◇박윤경>교수님께선 지난 2014년,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하셨는데, 조사로 확인된 4대강의 변화, 어떻게 파악하셨습니까.
◆김범철>4대강 사업의 주가 준설을 많이 했고, 강바닥을 깊게 했고 보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유속이 느려졌죠. 그래서 하천생태계가 호수정수생태계로 바뀌었습니다. 물에 사는 플랑크톤이나 물고기 종류도 바뀌었다. 생태계가 바뀐 거죠. 한쪽에서는 준설 이후 다시 유역에서 들어오는 토사로 인해 퇴적이 되고 있고요. 이것을 호수로 유지하려면 들어오는 토사를 계속해서 준설을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메워져 다시 얕은 하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을 빼놓고 담을 필요가 있는지 보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상탭니다.
◇박윤경>4대강의 생태복원을 위해서 그동안 만들어졌던 수많은 숫자의 댐이나 보를 제거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쉽지만은 않은 일이죠?
◆김범철>우리나라의 댐, 저수지라고 할 수 잇는 것이 만7천개, 보의 숫자는 3만3천개까지 됩니다. 아마도 소하천까지 치면 더 많을 것이다. 보가 3만3천개라면 그 중 반 이상이 쓰이지 않거나 기능을 하지 못해 철거대상이죠. 하루 한 개씩 철거해도 100년이 걸릴 장기적 작업입니다. 지난 100년간 댐·보 불필요한 제방도 굉장히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선진국에서는 필요 없는 것을 선별해 제거하거나 철거해 하천을 넓혀 홍수 위험을 줄이고 생태계복원이나 홍수조절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보 철거, 제방철거 이런 사업을 앞으로 많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보들이 농업용수를 쉽게 취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요즘은 양수기가 많이 보급되다 보니 보가 없이도 쉽게 논에 물을 공급하고, 지하수를 이용해 물을 대는 일도 늘었습니다. 하천에 만든 보가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박윤경>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 관련 대책이 마련되고 추진됐으면 하는데요. 이러한 대책을 논의하는 곳인 것 같아요. 매년 춘천에서 물포럼이 열립니다.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공동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김범철>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물포럼은 세계 물포럼이라는 것이 3년에 한번 열리는 제일 큰 행사가 있습니다. 그걸 본 따 지역에서 만든 것인데, 물 문제에 관한 토론을 하는 것이죠. 춘천 물포럼에서 다루는 주제를 보면 국제적으로 물 부족한 곳의 물 배분 문제, 지역적으로 물 배분을 통한 상하류 갈등, 산업 분야 간 갈등, 용도에 관한 갈등, 물의 공업적 이용과 생태 복원과의 갈등 등 다양한 물의 관리나 생태학적 문제, 물과 관련된 사회현상과 문화 교육 등을 다양하게 세션을 만들어 토론하고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행삽니다. 활동을 시작한지는 15년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15년을 지속한 가장 역사가 긴 물포럼이죠.
◆김범철>주제를 논의하는 단계인데요. 올해 많이 다뤄져야 할 화두는 물 관리 일원화가 중요한 이슈고요. 물의 건전한 순환, 물이 잘 침투하고 적절한 양 이용하는, 자연에 잘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슈가 되겠고요. 또 물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 미래세대에게 필요한 교육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과 교육, 물에 관한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박윤경>우리가 무언가를 낭비하면서 펑펑 쓸 때 '물 쓰듯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오늘 말씀을 함께 나누면서 이제는 이 말도 다시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신다면?
◆김범철>우리나라는 물 공급을 굉장히 많이 해왔습니다. 부족함을 별로 못 느끼고 살죠. 다른 나라를 보면 고통을 겪는 사람들 수억명이 있습니다. 매일 물을 긷기 위해 몇십킬로미터씩 걸어야 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동안 물을 많이 공급하는 이면에는 많은 댐, 제방을 만들고 물 공급을 하고 홍수를 막고 농사를 짓고 했는데, 이제는 자연을 극복하고 관리하면서 이용을 많이 하려는 노력보다는 좀 더 우리가 이용과 수요를 줄이면서 토지를 좀 손해 보더라도 하천을 넓히면서 생태계를 복원하면서 사는 것이 인류가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이 되지 않겠는가 합니다. 자연을 사랑하면서 거기에 순응해나가는 방향으로 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박윤경>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범철>네, 감사합니다.
◇박윤경>지금까지 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김범철 교수였습니다.